[學] SF적 영감으로 세계 경제학계를 흔들다

입력 2011-04-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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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1953년 미국 뉴욕주의 올배니에서 태어나 내소카운티에서 자란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어린 시절 공상과학소설(SF) ‘광’이었다.

미국의 달 탐험 계획이 한창 진행 중이던 1960년대, 소년 크루그먼은 우주로 퍼져나간 인류의 미래 역사를 장대하게 다룬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

소설가이자 화학자인 고(故) 아시모프는 생전 천문학·물리학·화학·생물학 등 광범위한 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해설자로 활약하며, 미국 SF계의 1인자로서 수많은 SF 소설을 발표했다.

그의 대표작 ‘파운데이션’은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흥망사’에 영향을 받아 쓴 장편 SF 소설로, 프랭크 허버트의 ‘듄’과 함께 2대 SF 대하소설로 손꼽히고 있다.

당시 ‘파운데이션’을 통해 엄청난 인류의 미래를 접한 소년 크루그먼의 마음 속에는 아시모프처럼 미래를 예측해 문명을 구할 수 있는 심리역사학자가 되겠다는 꿈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심리역사학자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분야여서 크루그먼은 부득이하게 차선책으로 경제학을 선택했다. 아시모프는 크루그먼을 경제학자의 길로 인도한 나침반이었던 셈이다.

크루그먼은 1974년 미국 예일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같은 해 예일대 조교수가 됐다.

그의 SF 사랑은 어른이 돼서도 식지 않았다. 예일대에서 조교수로 재직하던 1978년에는 우주에서 광속으로 물자가 수송될 때 운송비를 얼마로 책정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 ‘파운데이션’의 내용을 학문적으로 뒷받침할 우주무역에 관한 이론을 ‘항성계간 무역 이론’이라는 논문으로 발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 괴짜들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그노벨상 강연에서는 지구 전체의 수출입 불균형의 원인을 우주인에게 돌리는 장난섞인 열변을 토해 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방송 CBS의 92Y에 출연해 영국의 경제정책에 대해 논하고 있다. 그는 1979년 발표한 ‘신무역이론(New Trade Theory)’으로 55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해 학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SF 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그는 학계와 재계에서 경제학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으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1982년부터 1년간 로널드 레이건 정권에서 대통령 경제 자문위원회 위원을 맡아 활동했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유럽집행위원회의 이코노미스트로서도 활약했다.

1980년부터 1994년까지는 MIT에서, 1994년부터 1996년까지는 스탠포드대학에서 강의했고 2000년부터 현재까지 프린스턴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런던정경대학에서는 2005년부터 강의를 시작했다.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로서 활동하는 그는 ‘미국의 유일한 양심’으로 평가받고 있다.

첫 번째 결혼에 실패한 크루그먼은 요가 강사이자 프린스턴대학의 동료인 로빈 웰스와 새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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