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북]7년의 밤

입력 2011-04-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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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발적 살인자와 피해자의 숨막히는 대결

▲정유정 저/ 은행나무 펴냄/ 1만3000원/523쪽

‘7년의 밤’은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내 심장을 쏴라’ 의 정유정 작가가 수상 이후 오랜 시간 집필에만 몰두하여 내놓는 결과물이다. 이 책은 7년의 밤 동안 아버지와 아들에게 일어난 슬프고 신비로우며 통렬한 이야기를 치밀한 사전 조사와 압도적인 상상력에 힘입어 펼쳐놓은 소설이다.

독자의 눈을 잡아끌고 정신을 홀리는 매력은, 작가가 애초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던 ‘인간의 본성을, 심연을 들여다본다’는 의도에서 기인한다. 이야기가 시작되면 작가는 절대 뒤돌아보지 않는다.

문장에서도, 이야기에서도 활강이 시작되면 멈추지 않고 나아간다. 작가 고유의 짜릿한 문장과 탄탄한 캐릭터 설정, 물 샐 틈 없는 세계관으로 직조된 이 작품은 심해에서 수면으로 솟구치는 잠수부의 헐떡이는 심장처럼 숨 가쁜 서사적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이 작품에는 무의미하고 질척거리는 회상은 끼어들 틈이 없고 인생철학을 논하는 그럴듯한 능변도 보이지 않는다. 대신에 인물마다 개인적인 역사와 그로 인한 페이소스가 개연성을 띠고 소설의 핍진성에 힘을 보탠다. 독자는 어느덧 물결 속에 휩쓸려 주인공들과 함께 서사의 끝을 향해 내달리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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