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시장 잇단 찬바람…증권사 ‘스펙’ 모자랐나

입력 2011-03-31 11:19 수정 2011-03-3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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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유출·합병철회 해프닝 등 개선과제 산적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 시장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다. 스팩제도가 본격적으로 출범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출범초기와 달리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스팩제도 출범 1년후인 지난 16일 대신그로쓰스팩이 스팩업계 최초로 합병에 성공했지만, 아직 합병주주총회 등이 남아있어 완벽한 합병사례는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지난 30일에는 업계에서 두 번째로 교보KTB스팩이 마스크팩 제조업체인 제닉과의 합병사실을 공시했지만, 제닉측의 부인으로 합병결의를 취소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두 사례 모두 합병결정에 대한 공시가 나가기 전에 주가 급등과 거래량 폭증으로 사전정보유출의혹이 제기되는 등 스팩시장 전반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업계는 현 제도의 보완이 선결돼야 스팩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증권 신영각 상무는 “스팩제도의 취지는 좋지만 도입단계서부터 미국의 스팩제도를 그대로 받지 않고 국내현실에 맞게 조정한 것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난해 자본환원율 기준을 상향조정한 것을 포함한 피합병기업에 대한 평가방법의 문제이다.

신 상무는 “현재 평가방법으로는 성장성이 있고 자금이 필요한 회사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어 합병이 쉽지 않다”며 “합병대상기업을 다양하게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구주 인수·합병 방식의 도입도 필요하다고 그는 전했다. 신 상무는 “스팩이 합병대상기업 2대 또는 3대주주의 지분을 직접 인수하는 방식이 허용되면, 인수합병 사례가 활발해질 수 있고 경영권 보장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스팩제도 도입취지가 우회상장 기업에 길을 열어주고, M&A시장 활성화를 위한 것인만큼, 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존과는 다른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금융당국의 규제일변도 정책이 스팩시장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는 것.

거래소 관계자는 “업계의 제도개선 목소리가 높은 점은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증권업계가 스팩사업이 돈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무분별하게 과당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거래소에 상장된 스팩주는 유가증권 3개와 코스닥 19개 등 22개. 실제로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스팩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보이기 위한 증권업계의 욕심이 최근 교보KTB와 같은 사례를 낳은 것으로 관련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용어설명>

자본환원율: 비상장사 미래추정이익을 현재가치로 전환하기 위해 사용하는 할인율. 자본환원율이 낮으면 수익가치가 커지고 높으면 기업의 수익가치는 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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