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중복투자’ 이래도 되나

입력 2011-03-24 10:46 수정 2011-03-2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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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도 모회사도 모두 중국서 인삼사업

▲민영진 KT&G 사장과 진위근 길림성 부성장이 중국 인삼시장 직접 진출을 위한 현지법인 설립 및 공장 건설 등에 관한 MOU를 체결한 후 악수하고 있다.
KT&G가 자회사 한국인삼공사의 중국 시장 진출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으로 중국에서 인삼 사업을 벌이겠다고 밝혀 중복투자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 KT&G는 세계 최대 인삼 시장인 중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등 본격적으로 ‘중국 현지화 사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민영진 사장이 중국 길림성을 방문해 연길시 정부와 중국 법인 설립 및 공장 건설 등에 관한 포괄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사업 시작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KT&G는 이곳에 인삼 재배 단지와 가공 공장까지 만들어 현지에서 중국인삼으로 중국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정부로부터 인삼산업발전기금 지원, 재배용지 우선보장, 기업소득세 감면 등 구체적인 지원과 향후 법규의 변경 시 중국 내자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약속받는 등 중국정부의 포괄적이고 잠재적인 협조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KT&G가 한국 인삼이 아닌 중국 인삼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나서자 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부터 보이고 있다. 이미 한국인삼공사 정관장이 중국 시장에 진출해 있는 상태에서 모(母)그룹이 이와 별개 브랜드로 시장 창출에 나설 경우 중복투자는 물론 브랜드 간의 충돌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정관장이 중국 소비자나 약재상들에게 고려인삼의 정통성을 이어온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식된 상태에서 KT&G가 중국 저가인삼을 내세울 경우 자회사의 고급 이미지가 추락할 수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인삼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업종에서 한 회사가 고가와 저가 브랜드를 동시에 내는 일을 거의 본적이 없다”며 “정관장의 프리미엄 이미지에 누를 끼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복 투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용철 한국인삼공사 사장은 지난 2월 심천 지사 설립 때 “백화점과 공항 면세점, 홈쇼핑 입점 등으로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매년 20~30개 판매점을 열어 5년간 중국에서 100개의 매장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공격적인 시장 진출 의지를 내비쳤다. KT&G도 올해 초기 투자금액 180억원을 시작으로 1700억원까지 늘려 연간 2000t 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노무라 증권은 24일 K&G의 시장 진출과 관련 “중국 인삼영업이 수익을 내기 전 만약 1700억원 규모의 투자금액을 현금으로 보유한다면 향후 5년간 425억원 이자 수입을 벌어들일 수 있다”며 “2016년까지도 의미있는 이익 기여를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관련 KT&G 관계자는 “정관장의 프리미엄 시장과 KT&G의 중국인삼 가공사업은 마케팅 타깃부터 다른 사업”이라며 “현지화를 통해 인삼 최대 내수시장이자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계 증권사들은 한국인삼공사의 수익성과 관련해 인삼사업의 구조적인 성장세는 여전해 보이지만 수익성 개선은 다소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4분기 인삼 부문 영업이익률은 18%로 전년 동기 24%에 비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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