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대란’ 현실로…전자ㆍ자동차 생산 올스톱 위기

입력 2011-03-1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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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산업 ‘휘청’

일본 대지진에 전 세계 산업계가 혼란에 빠지고 있다. 전 세계 자동차와 전자업계에 대한 부품 공급기지 역할을 해온 일본이 대지진으로 인해 주요 업체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부품 공급차질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국 제너럴 모터스(GM)가 처음으로 대지진의 영향으로 일본으로부터의 부품공급이 어려워지자 루이지애나 슈리브포트 공장의 생산을 1주일간 중단키로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일본 제조업체 상당수가 지진이나 쓰나미 피해를 입은데다 원자력 발전소 사고 수습도 언제 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힘든 상태라고 보도했다.

GM은 일본 도요타의 인기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와 경쟁할 신제품 전기자동차 볼트를 최근 내놓았지만 이 제품의 트랜스미션은 일본 부품에 의존하고 있어 일본 공장이 멈춰서면 함께 작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

또 일본산 부품 및 소재에 대한 일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중소기업들도 당장 생산을 중단해야 할 상황이다.

◇ PC·휴대전화·가전·자동차까지 '세계적 부품대란' 우려

세계적인 IT 업체들은 대부분 '3단계 공급체계'를 갖추고 있다. 일본이 소재와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대만과 한국에서 이를 수입해 중간 부품으로 가공한다. 이후 중국과 한국에서 최종 제품으로 조립해 미국·유럽 등지로 수출한다.

일본 부품·소재 업체에 이상이 생기면 PC·휴대전화·가전제품을 아우르는 전 세계 IT제품 공급체계가 연쇄적으로 흔들리게 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 지진 사태가 일주일을 넘기면서 전 세계 산업계가 부품 조달 대란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아이패드 부품·재료업체 MGC을 비롯해 도시바(메모리반도체), 세이코홀딩스(배터리), 아사히글라스(LCD 화면용 유리), 무라타 제작소(통신용 반도체) 등이 일본 지진 여파로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애플을 비롯해 노키아 등 일본 부품 의존도가 높은 미국·유럽 IT 업체들도 부품 부족을 우려해 일본 거래처의 피해 파악에 나섰다. 이번 지진으로 대만 부품 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한국 업체보다 일본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대만 정부는 부품 부족 사태에 대비해 전자 부품에 매기는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자동차 업체들까지 반도체 부품 걱정을 하고 있다. 프리스케일·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등 미국 자동차용 반도체 업체들이 기술력이 높은 일본에 공장을 세워 미국에 부품을 납품해왔기 때문이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일본내 완성차 업계 대부분은 이번 지진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이로 인한 손실액은 하루당 8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최악의 경우 일본내 자동차 산업을 통틀어 160만대의 판매 감소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부품 의존 높은 중소기업은 생산 중단할 상황

국내 대기업들은 그나마 아직 여유가 있다. 삼성전자 등은 1~2개월 재고를 확보하고 비상사태에도 부품을 다른 업체에서도 수입할 수 있도록 대비해 왔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문제가 달라진다. 부품 업체의 생산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들과는 달리 중소기업들은 부품 조달 대란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당장 국내외 반도체 소재(웨이퍼) 업체들은 최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경쟁적으로 재고 확보용 물량을 주문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핵심부품 소재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던 중소기업들도 핵심부품소재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지역에 위치한 P사는 CCTV용 디지털카메라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소니로부터 주요부품인 CMOS 및 ZOOM 모듈을 수입하고 있다. 소니의 생산중단 등으로 수입의 차질이 있을 것으로 있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7일 발표한 ‘일본 대지진 관련 국내 중소기업 피해현황조사(응답업체 250개)’ 에 따르면 203개 수출입중소기업이 직ㆍ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종별로는 대일 수출입 중소기업의 교역 비중이 큰 전자·전기(12.3%) 및 기계류(11.8%) 업종에서 피해기업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업체는 대금회수 지연, 발주 연기, 생산 차질 등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우려했고 수입업체는 원자재 및 부품조달 불안과 주문 사항에 대한 수송 불안 등을 가장 걱정했다.

김동선 중소기업청장은 일본지진과 관련해서 “일본과 교역을 하던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핵심부품 소재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던 중소기업들이 핵심부품소재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단기적으로 부품수급이 원활치 않을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금 공급을 원활이 할수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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