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공유제’ 놓고 윤증현·최중경 정면충돌

입력 2011-03-16 11:16 수정 2011-03-17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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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제시한 ‘초과이익공유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정면충돌했다.

윤 장관이 초과이익공유제에 반대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판하며 정 위원장의 뜻에 찬성표를 던진 지 불과 이틀만에 최 장관이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초과이익공유제’를 놓고 우리나라 경제수장과 실물경제 수장이 한판 승부를 벌이는 셈이다.

최 장관의 입장은 단호할 뿐 아니라 논리적·현실적이었다. 최 장관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익공유제는 현실적으로 적용이 어렵고 정의 자체도 어렵다”며 “정운찬 위원장이 더 이상 얘기 안했으면 좋겠다”고 못박았다.

특히 그는 “분명히 말하지만 이익공유제는 틀린 개념이고 현실적 개념이 아니다”고 못 박은 뒤 “위원회 차원에서 논의해야하는데 위원장이 자신의 뜻을 갖고 위원회를 운영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 위원장은) 동반성장 지수, 중소기업 적확업종 선정 등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 된다”며 지적했다.

지난 3일 “초과이익공유제는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에 초과 달성한 이익을 분배하는 개념이다. 기업 간에는 제도 적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힌 지 2주 만에 다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반면 윤 장관은 지난 14일 이 회장 발언을 겨냥해 “초과이익을 어떻게 정의하고 공유를 어떻게 할 것인지 기술적인 문제가 있지만, 취지는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정 위원장을 지원사격 했다.

이 회장은 지난 10일 “사회주의 용어인지 공산주의 용어인지 자본주의 용어인지 도무지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라며 들어보지도 못했고 이해도 안가고 도무지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윤 장관과 최 장관의 격돌은 사실상 이미 판정은 가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 장관과 정 위원장에 맞서 아군인 최 장관,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등 정부 부처 수장들이 반대하면서 이미 상당히 힘이 빠진 상태다. 더욱이 재계를 대표하는 이 회장도 반대하고 있어 여론의 힘을 얻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김 위원장도 최근 “모든 것은 시장경제라는 틀 안에서 작동돼야 한다. 이런 큰 원칙은 분명히 지켜져야 한다. (정 위원장 발어의) 진의를 좀 더 파악해야겠지만 자율적 협의 하에 성과가 배분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반대표를 던졌다.

게다가 윤 장관의 경우 최근 ‘짐을 내려놓고 싶다’며 기업압박을 통한 물가잡기 실패를 자인했으면서도 다시 기업을 옥죄는 제도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정책은 내놓지 못하면서 기업을 압박하는 관료주의의 자존심만 내세운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윤 장관이 기업은 물론 부처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제도에 굳이 힘을 실어주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동반성장이라는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에도 적용되지만 정부와 기업간에도 적용돼야 할 윤리”라고 말했다.

그는 “재계에서는 초과이익공유제는 결국 이자제한법과 같은 ‘대기업 이익 제한법’을 만들자는 얘기와도 같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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