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變]한화그룹, 개인ㆍ조직 모두 바꿔 글로벌 선진화로

입력 2011-03-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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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취임 30주년...전략적 변곡점으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지난해 비자금 관련 공개수사가 일단락돼 경영정상화에 시동을 건 한화그룹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는 한화그룹에게는 각별한 해다. 김승연 회장의 취임 30주년이 되는 해다. 김 회장은 지난 1977년 이리역 폭발사고와 선대 김종희 회장의 갑작스런 타계로 그룹이 위기 상황에 처한 상황에서 지난 1981년 스물아홉 젊은 나이에 한화그룹 경영책임을 맡은 지 올해로 30년째다.

김 회장은 올초 신년사를 통해 “세상이 세 번 바뀌는 동안 우리 한화도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 금융업으로 변신을 거듭하며 기업 위상을 확대해 왔다”며 “앞으로의 10년이 우리 한화의 글로벌 선진화를 이룩할 중차대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각종 대내·외 악재로 미래성장을 이끌 차세대 동력 발굴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불안감과 검찰 수사 등으로 실추된 그룹 이미지에 대한 상실감은 ‘변화’를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김 회장이 올해초 “그룹이 현재 모든 분야에서 전략적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며 “개인부터 조직까지 근본부터 철저히 쇄신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같은 변화를 발판으로 한화그룹은 오는 5월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을 발판으로 해외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삼성그룹의 ‘중국 삼성’, SK그룹의 ‘SK차이나’처럼 중국사업을 총괄할 ‘한화차이나’를 출범시켜 그간 각 계열사가 산발적으로 진행해왔던 비즈니스를 한 데 모아 효율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초 계열사별로 중국어에 능통한 소수 인력을 뽑아 설립 작업을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한화차이나를 이끌 최고경영자(CEO) 선발을 위한 인선 작업에 돌입했다. 한화차이나의 인력은 30~40명 정도로 상하이에는 지사를 설립해, 본사와의 연결 고리를 강화한다.

◇격변하는 환경 ‘젊은 피’가 필요하다= 올들어 한화그룹 내 변화는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겨울 한화그룹 장교동 본사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은 다소 쌀쌀한 실내환경에 적응해야만 했다. 정부의 난방온도 제한기준 보다 2도나 낮은 18도에서 전열기구 없이 내복 하나로 추운 겨울을 견뎌냈다.

지난 2월에 단행된 사장단 인사 또한 변화를 실감케 했다. 이날 선임된 신임 대표이사들은 이전보다 평균 4~5세, 그룹 경영기획실장은 7세나 젊어졌다.

한화에 부는 ‘변화의 바람’의 상징이 됐다. 경영진의 과감한 세대교체와 사업구조 조정을 통해 새로운 발전의 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 고스란히 묻어난 것이다.

올해 사장단 인사에서 한화그룹은 현재 추진 중인 태양광, 바이오 등 신성장 동력산업의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한화 무역부문 대표이사와 미주·일본법인장을 모두 교체했다.

또 한화L&C, 대한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증권, 푸르덴셜투자증권, 한컴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10명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를 실시했다. 40여개에 이르는 그룹 계열사중 10개 수장을 교체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한화의 조직 쇄신에 대한 의지를 고스란히 반영했다는 평가다. 비자금 조성혐의와 관련 검찰 수사가 일단락되자, 대폭적인 물갈이를 통해 ‘조직쇄신’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앞서 김 회장은 신년 하례식에서 “격변하는 내·외부 환경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사쇄신이 필요하다”며 “지난 해 그룹의 어려웠던 환경을 새로운 발전의 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해 대대적인 인사를 예고했다.

◇글로벌 성장 엔진 본격 가동한다= 오는 8월 취임 30주년을 맞는 김 회장은 취임 당시 우려도 많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성공한 CEO로 평가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경영능력 만큼은 확실히 검증된 셈이다.

실제로 취임 초년도인 1981년 자산규모 5000억원, 계열사 19개에 불과했던 그룹 규모는 강산이 세 번 바뀌는 사이 자산규모 81조원, 계열사 48개로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그동안 그룹 체질을 제조업 중심에서 금융과 서비스로 탈바꿈 시키며 제2의 창업을 주도했던 김 회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또 다시 그룹 체질을 내수에서 해외로 바꿀 계획이다.

지난해 인수한 중국 태양광 업체 한화솔라원을 비롯해 이달 중 상업생산에 들어가는 한화케미칼의 닝보 PVC 공장, 중국내 보험영업을 준비 중인 대한생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중국을 발판으로 태양광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1월 해외 투자액 중 최대 규모인 5억달러(5600억원)을 투자해 중국에 대형 태양전지 공장을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이 직접 중국을 방문해 짜오홍쭈(趙洪祝) 저장성 당서기와 면담을 가졌다. 당시 김 회장과 짜오홍쭈 당서기는 저장성 정부가 ‘신흥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저탄소신소재, 신에너지, 바이오 등의 영역과 금융서비스 발전 전략이 한화그룹이 추구하고 있는 중장기 사업전략과 일치한다는 사실에 공감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는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한화케미칼을 통해 세계 4위 태양광 모듈 업체인 중국의 솔라펀파워홀딩스(현 한화솔라원) 지분 49.9%를 7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이번 태양전지 공장의 주체도 한화솔라원이다.

한화그룹은 장기적으로 폴리실리콘 생산에서부터 태양전지 모듈에 이르기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태양광 사업 관련 제조분야의 시너지 효과를 배가 시켜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미 태양광 분야에서 현재 530MW 규모의 셀과 900MW 규모의 모듈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2020년까지 국내외 태양광 분야에서 6조원을 투자해 총 4GW 규모의 셀과 모듈 생산 규모를 갖출 예정이다.

이같은 한화그룹의 발 빠른 사업추진은 김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회장은 “그린 에너지, 바이오와 같은 차세대 신사업은 향후 그룹의 미래를 위해 한치의 오차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며 “지금 당장은 가시적인 성과가 적을 지라도 훗날 더 큰 과실을 취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는 2020년까지 태양광을 위시한 핵심 사업부문에서 국내 정상을 넘어 세계일등 제품, 세계일등 서비스, 세계일등 글로벌 리더 기업을 반드시 만들어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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