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입’에 달린 분당·김해 공천

입력 2011-03-10 11:21 수정 2011-03-1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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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앞세운 ‘불가론’ 예비주자들 속만 태원

4.27재보선 공천을 둘러싼 한나라당내 잡음이 점입가경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지역은 분당이다. 분당 공천의 ‘키’는 홍준표 최고위원이 쥐고 있다. 거론되는 유력주자들 모두 홍 최고위원의 불가론을 넘어야만 최종 공천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당내에선 “재보선 공천은 홍 최고위원에게 물어봐라”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홍 최고위원의 불가론에는 뚜렷한 명분이 있다.

분당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정운찬 전 총리의 경우 세종시 등 국정혼란에 대한 책임성 문책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난 만큼 당의 주자로 내세울 수 없다는 논리다. 총리 시절 보여줬던 정 전 총리의 미숙한 행정력과 최근 말썽을 일으킨 ‘이익공유제’제안 등으로 당 지도부도 홍 최고위원의 강경한 ‘불가’(不可) 방침에 고개를 끄덕인다.

강재섭 전 대표를 향해선 5공 인물, 과거 회귀 등의 이유를 들며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고 공세 수위를 한껏 높였다. 또 재기를 하려면 분당처럼 손쉬운 지역이 아니라 어려운 접전지에 출마하라고 압박을 가했다. 텃밭인 대구에서 5번 해놓고 경기도의 강남으로 불리는 분당 출마를 노린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얘기다. 심지어 강 전 대표가 공천될 경우 상대측의 선대위원장을 맡아서라도 떨어뜨리겠다고 말할 정도로 불가 수위는 높다.

이러다 보니 조윤선, 정옥임 의원 등 여성 비례대표 차출론까지 제기됐으나 비례대표를 또 다시 당세가 강한 지역에 내보낸다는 건 명분과 형평에 어긋난다는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일부 보도와는 달리 지난 8일 비공개 지도부 회동에선 이도저도 안 되다 보니 비례 차출론이 잠시 거론됐으나 곧바로 수면 아래로 잦아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해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홍 최고위원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선거에 뛰어들 기세를 보이자 “김해을 보선은 ‘박연차 보선’인데 박연차 스캔들로 총리직에서 낙마한 사람을 내보낸다는 게 정치도리 상 맞느냐. 표를 요구할 그 어떤 명분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 최고위원은 한발 더 나아가 “이번 재보선은 당이 사활을 걸 필요도, 정권의 운명을 걸 필요도 없는 극히 일부지역의 제한적 선거”라며 승리에 연연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재보선 성패에 자리를 걸어야 하는 안상수 대표와 원희룡 사무총장 입장에선 홍 최고위원의 주장에 동의하기 힘들다. 문제는 홍 최고위원의 ‘명분 있는 반대’에 마땅히 대응할 방도가 없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최근 거론되고 있는 주자들은 하나같이 애만 태우고 있다. 특히 최근 이익공유제 발언으로 급진좌파로까지 몰린 정 전 총리는 불출마로 마음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 급히 홍 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자제를 요청했으나 정 전 총리의 감정은 이미 상할 만큼 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이미 예비후보로 등록한 강 전 대표의 출마가 굳어지는 분위기다. 홍 최고위원 입장에선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시 경쟁자였던 안상수 후보 쪽에 선 강 전 대표가 6선의 타이틀을 달고 다시 원내로 들어오는 것은 정 전 총리 경우보다 더 기분 나쁜 상황으로 여겨진다.

차악을 피하려다 최악에 처하는 형국이 될 수 있다는 게 당 핵심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홍 최고위원이 ‘명분’이라는 자기 덫에 걸렸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홍 최고위원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여권의 눈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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