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로 외환은행장 내정자의 향후 과제

입력 2011-03-0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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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카리스마 '소통의 달인'…노조 설득이 첫 숙제

윤용로 전 IBK기업은행장이 새롭게 외환은행을 이끌게 됐다. 기업은행장 재직 당시 기록한 경영성과와 재무관료 출신으로서 구축한 폭넓은 인간관계 등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전 행장은 작년 12월 IBK기업은행장 임기를 마친 후 야인으로 돌아간 뒤에도 트위터를 통해 저축은행 문제 등 은행권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등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외환은행을 이끄는 것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당장 외환은행 직원들의 반발이 만만치않다. 외환은행 노조는 7일 외환은행 임직원 명의의 성명을 통해 윤 전 행장 취임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윤 전 행장이 풀어야할 첫 과제이자 최대 난제인 것이다.

◇예상 못한 ‘윤용로 카드’= 윤 전 행장은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기업은행의 연간 ‘순이익 1조원 클럽’ 구조를 공공히 하면서 강소은행으로 탈바꿈시킨 인물이다. 또 기업은행장 재직시절 리스크관리에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타운미팅을 비롯한 다양한 스킨십 경영으로 호평을 받았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보스형 최고경영자(CEO)는 아니었지만 금융권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앞날을 예측하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는데 누구보다 장점을 지닌 인물”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금융권 인사들도 새로운 외환은행장에 윤용로 전 행장이 올 것이라고는 한결같이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과 윤 전 행장간 외부로 드러나는 지연, 학연과 같은 공통분모가 없었기 때문이다. 윤 전 행장을 30여년간 알아왔던 지인들도 김 회장과 윤 전 행장은 ‘업무상으로 만다는 사이일 뿐’이라고 전한다.

따라서 이번 외환은행장 내정은 ‘본인 경쟁력’외에 달리 설명하기 어렵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평가다. 실제로 윤 전 행장은 김 회장이 외환은행장 자질로 내세운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글로벌 감각 △금융산업에 대한 식견 △나이(60세 미만) 등 3가지 조건을 모두 겸비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은행장 시절 해외 투자자 뿐만 아니라 누리엘 루비니 교수(미국 뉴욕대) 등 해외 인사를 만날 때도 통역없이 경제 현안을 논의하곤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관료 출신이라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전 행장을 외환은행장으로 내정한 것은 금융 전반에 대한 식견, 외환은행 측의 반발 등을 감안한 결정이겠지만 외환은행 인수 과정 이후 금융당국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직안정 첫 과제 풀어야= 윤 전 행장은 외환은행 내부 문제를 풀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할 역할을 맡게 됐다. 특히 조직안정을 위해 외환은행 노조와의 관계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인수해도 1지주 2은행 체제로 유지하고 외환은행 상장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인수반대를 위한 투쟁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7일 성명서를 통해 “(외환은행장 선임) 자격도 권한도 없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장 인선작업이 재경부 관료 출신들의 잔치판이 되고 있다”며 “하나금융의 일방적인 통합추진과 외환은행 건전성 악화, 직원 구조조정 등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현안에서 금융당국을 무마시키기 위한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반발했다.

이어 “윤 전 행장은 기업은행장 재직 당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반년도 안돼 동종업종 CEO 자리로 옮긴다는 것은 몰염치한 행태”라며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장 인선작업을 중단해야 하며 윤 전 행장도 외환은행 내정에 대한 거부의사를 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영업환경 속에서 외환은행만의 강점을 살리면서 하나은행과의 시너지를 내는 것도 남은 과제다. 특히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자산 200조원 규모의 초대형 금융지주가 탄생하는 만큼 조직안정과 함께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외환은행 내부에선 외환은행 매각 작업이 빠르게 마무리됐으면 하는 분위기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매각 작업이 몇년째 지지부진해지면서 구성원들이 지쳐가는데다 은행의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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