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감성에도 연륜이 있다...그대를 사랑합니다

입력 2011-03-02 17:40 수정 2011-04-2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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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따라 사랑법도 다를까. 혹은 나이가 들면 사랑하는 법을 잊게 될까. 만화가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명쾌하게 던져준다.

입만 열면 까칠, 눈만 마주치면 버럭 대는 만석(이순재 분)은 새벽 우유배달을 하던 중 자꾸만 신경쓰이는 송씨(윤소정 분)을 만나게 된다. 주차장에서 관리일을 해주는 군봉(송재호 분)은 아이다운 순진함과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한 아내 순이(김수미 분)와 평생 헌신적인 사랑을 하며 살아간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이들이 사랑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자칫 진부해 보일 수 있는 어른들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지만 이 안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스토리를 보여준다. 까칠한 만석은 송씨를 만나며 사랑을 배우는 따뜻한 남자로 변해간다. 평생을 이름없이 ‘송씨’로 살아오던 송씨는 만석에게 쑥스러운 마음과 함께 ‘이뿐’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반면 평생 한 사람만을 사랑해온 군봉과 순이에게서는 헌신적인 사랑을 베풀어온 자식에 대한 사랑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평생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고 사랑한 군봉은 자식들이 결혼 후 부모를 불편해하는 행동에서 “우리는 결국 말로만 자주 찾아와야 하는 사람이 돼 버렸다”는 독백으로 관객의 마음을 울린다.

출연자가 약 20명밖에 되지 않는 영화 특성상 지루함을 예상한 관객을 일깨우게 한다. 영화 시작부분부터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해 끝날 때까지 감성마저 울리는 영화다.

OST로는 루시드 폴, 옥상달빛등의 음악을 삽입해 덧대지 않아 깨끗한 음성을 표현해냈다. 뮤지션들의 특성상 화려한 창법을 구사하지 않지만 마음을 어루만지는 목소리였다.

눈을 사로잡는 톱스타도, 웅장한 배경음악도, 눈길을 사로잡을 만큼의 스케일도 없는 이 영화가 관객의 마음을 훔친 건 순전히 배우들의 연기력 때문이다. 이순재는 영화 개봉 후 한 인터뷰에서 “배우가 관객 몫까지 웃고 울면 관객의 몫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만큼 그는 절제된 감정을 연기해 내고 있었다.

하지만 관객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영화관 수를 점령하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극장을 잡지 못해 교차상영 하는 악조건을 감수해 내야 했던 것은 보기 드문 아쉬움이었다.

그간 ‘사랑을 놓치다’ , ‘마파도’ 등으로 잔잔한 감동을 놓치지 않던 추창민 감독은 이 영화에서도 감동을 놓치지 않았다. 무엇보다 각 배우별 연륜에 어울리는 감성의 깊이를 소화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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