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망상ㆍ환각 '마음의 병'…뇌부위 파괴 수술로 호전

입력 2011-03-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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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증 의심 땐 정신과 정밀검사를, 주위 관심ㆍ약물요법이 치료 기본

▲이정교 교수(오른쪽)가 지난달 말 서울아산병원에서 정신분열증 환자를 상대로 ‘싸이코서저리’를 집도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서울아산병원)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고통을 주는 정신분열증은 더 이상 불치의 병이 아니다.

최근 의학의 발달로 약물요법을 비롯한 뇌 수술이 진행돼 치료에 큰 효과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치료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환자를 비롯한 주위사람들의 관심으로 조기진단과 적극적인 진료가 필요하다.

정신분열증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과 더불어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또 병이 나은 뒤 경과가 좋지 않아 환자나 가족들에게 상당한 고통을 준다.

정신분열증은 단일 질환으로 설명되지만 실제로는 유사한 증상들을 보이나 다양한 원인을 가진 질환군으로 의료계에서는 정의했다.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다양한 임상 양상, 치료 반응, 그리고 병의 경과를 보인다.

현재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연구되고 있는 분야는 도파민 등 신경전달 물질 시스템의 이상, 변연계 및 기적핵 이상 등의 신경병리적 영역,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 단층촬영(PET) 등을 이용한 뇌 영상학 연구 영역, 그리고 신경생리학적 영역 등이다.

PET는 양전자를 방출하는 방사성 의약품을 이용해 인체에 대한 생리·화학적, 기능적 영상을 3차원으로 나타낼 수 있는 핵의학 검사 방법 중 하나이다.

정신분열증에만 나타나는 특이 증상은 없다. 따라서 정신상태 검사만으로 정신분열증으로 확진하면 안되며 다양한 내과적 질환과 타 정신과 질환에 대한 감별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신분열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망상과 환각으로 나눌 수 있다. 망상의 내용은 피해 망상, 과대 망상부터 신체적 망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환각의 가장 흔한 것은 환청이다. 환청은 주위에 사람이나 소리나는 사물이 아무것도 없는데도 어떤 소리나 사람 목소리가 들려오는 증상이다.

또한 와해된 언어와 행동을 보이고 움직임과 의사소통이 심하게 둔화되는 긴장증적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충동 조절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치료하지 않은 환자는 흔히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 또한 자살 시도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주위사람들의 관심과 배려가 중요하다.

정신분열증 증상이 의심되면 가까운 의료기관의 정신과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우선 정신분열증에서 보이는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내과적 질환이 존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기분장애, 성격장애 등 타 질환과의 감별이 이뤄져야 한다.

치료는 항 정신병 약물을 중심으로 한 약물 치료가 기본적인 바탕이다. 하지만 정신 치료를 포함한 정신사회적 치료 접근이 통합될 때 더 나은 치료 성과를 가져온다고 의학계에서는 보고했다.

치료 프로그램은 입원치료와 외래 및 낮 병원으로 구분된다.

입원치료는 진단적 목적, 약물 관련 이슈, 타인이나 본인에게 위험한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존재할 때, 실제적인 생활이 어려울 때 등에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료계는 전했다.

부분입원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낮 병원’은 낮에만 병원에서 치료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밤에는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는 입원치료와 외래치료의 중간 치료 형태다.

또 치료시 가족을 포함한 환자를 돌보는 사람들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다.

과거 항 정신병 약물은 부작용이 심하고 음성적 증상에 효과가 제한적이었으나 최근 효과와 부작용이 개선된 새로운 약물들이 임상 현장에 사용돼 치료 성과를 높이고 있다.

또 최근에는 난치성 정신질환으로 폭력성을 보이는 환자를 위한 수술치료도 나왔다.

이정교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팀과 국립서울병원 정신과의 이태경·정은기 박사팀은 정신분열병을 앓고 있으면서 공격적인 성향이 강해 가장 높은 단계의 약물치료로도 조절되지 않았던 구모(27·남)씨를 지난달 ‘싸이코서저리(psychosurgery)’를 시행해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수술은 지난 1935년에 첫 선을 보였고 미국은 현재까지 계속 개발에 몰두해왔다. 최근에는 중국과 유럽 각지에서 많이 시행되고 있다.

이정교 교수팀은 전극을 부착한 바늘을 뇌의 신경섬유의 일부에 넣어 고주파전류를 흐르게 해 목표 부위를 파괴하는 수술인 ‘뇌정위적 양측 전방 피막절개술’을 시행했는데 이 같은 정신질환 환자를 수술적 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을 ‘싸이코서저리’라고 한다.

구씨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중학교 입학 후 공격적인 행동, 환청, 환시로 입원 치료 후 2002년부터는 국립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수술 전 구씨는 국립서울병원에 입원해 있었으며 지난달 19일 수술을 위해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졌다. 입원 직 후 구씨는 입원안내문을 찢고, 몸에 있는 주사바늘을 빼 버리는 등의 통제되지 못하는 행동으로 의료진을 놀라게 했었다.

하지만 수술 후 공격적인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상대방에게 집중하며 물어보는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하고 병동에서 간단한 운동도 수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태경 박사는 “사춘기 이후 발생하는 정신분열증은 광범위해 특징을 잘 파악하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본적으로 약물치료를 바탕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이어 “약이 개발되면서 치료효과도 놀아지고 있지만 완치는 불가능하므로 약을 계속 복용해야한다”며 “정신분열증 환자 전체의 5%정도는 아직도 난치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신질환 기초 치료법은 전국 병원 정신과에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전문의의 상담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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