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재건에 절치부심하는 일본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도심에 있는 대규모 국유지를 민간에 빌려주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1차로 대기업이 몰려있는 도쿄 오테마치의 국유지를 민간에 빌려준다는 방침이다.
올해부터 독립 행정법인이 부동산을 국고에 반납하기 시작하면서 생겨나는 국유 자산을 활용할 예정이며, 처음으로 정기토지임대권(定期借地賃貸權) 제도를 민간에 적용한다.
일본 정부는 이같은 방침이 도심의 미활용 국유지의 재개발을 촉진하고 동시에 중장기적인 세외 수입 확보도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일본 정부에는 재무성 산하 국립인쇄국이 보유하던 오타마치 부지(2만㎡)와 신주큐에 있는 이치가야센터(1만5000㎡) 등이 국고에 반납되는 등 전국에서 반납되는 토지의 총액은 40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성은 그 동안 국유지를 매각할 때 지방자치단체 등이 공공 목적으로 쓸 계획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 후 3개월동안 신청이 없으면 민간에 매각해왔다.
그러나 지가 하락 등으로 기대만큼의 가격을 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높은 수입이 예상되는 경우에만 정기토지임대권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정기토지임대권을 낙찰받은 민간 업자는 건물의 건설ㆍ관리를 맡고, 정부에 토지 임차료를 지불한다.
재무성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면 정기토지임대권이 재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유지를 매각해서 생긴 세수는 해당 회계연도의 세외 수입으로 잡혀 사용되지 않고 이월금으로 넘어갈 우려가 있지만 정기토지임대권은 정기적인 수입으로 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부의 국유지 임대 소식에 부동산 업계는 벌써부터 들떠있다.
국유지가 민간에 임대되면 관공서 등의 재건축 움직임이 활성화해 침체된 건설 경기가 되살아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무성은 향후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한 땅이나 개인 소유의 땅을 합해 재개발 계획을 세워 국유지의 자산 가치를 높인 후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 정기토지임대권
토지 이용자가 소유자와 임대차 계약을 할 때 미리 기간을 정해놓고, 그 기간이 끝나면 토지를 돌려줘야 하는 의무. 토지 임대차 계약은 10년 이상 50년 미만이 보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