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그린인사이드] 그린에서 상대방을 이기는 법

입력 2011-02-2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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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려면 몸의 움직을 최대한 줄여야

골프게임에서 상대방을 이기는 방법은?

내가 잘 치면 되고, 혹은 상대방이 못 쳐도 된다. 골프의 고수(高手)는 흔히 ‘골프는 코스와의 싸움이요,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그런데 말속에 뼈가 있다. 고수들의 이런 알 듯 말 듯한 거짓말(?)은 진짜 고수가 되기 전 까지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골프는 묘한 게임이다.

골프에 대해 한 발짝 더 수렁에 빠지면 상대방에 대해 무척 신경을 곤두세운다. 동반자들이 잘 치면 열 받는다. 내가 잘 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실수할 때 희열을 느낄 때가 많다. 상대방이 벙커에 들어가서 1타, 2타, 3타 모래를 퍽퍽 거리며 빠져 나오지 못할 때 정상적인 골퍼라면 뒤돌아 서서 웃거나 아마도 숫자를 세며 즐거워할 것이다. 내기라도 걸려보라. 이런 행위는 더 심하게 표출된다. 차마 낄낄대며 소리를 내서 웃지는 못해도 아마도 기분이 확 상쾌했을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골프는 결코 우아하다거나, 매너를 지키는 게임이라거나, 신사 스포츠라고 절대 말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골프는 인간의 가장 깊숙한 밑바닥의 하위 감정을 날까로운 그 무엇으로 살살 긁어내는 부산물 같은 그 무엇’이 될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90타를 오가는 평범한 아마추어 골퍼들은 골프의 개념이 다르다. 골프는 무조건 ‘실수를 줄이는 게임’이라며 침을 튀긴다. 그걸 누가 모르나. 안 되는 걸 어찌하란 말인가.

코스 설계가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디자이너 입장에서 보기플레이어는 ‘버디는 어렵게, 보기를 쉽게’ 나오도록 머리를 짠다. 각 홀마다 쉽게 플레이하게끔 하는 것 같아도 어느 곳인가는 반드시 장해물을 만들어 놓는다. 교묘하게 함정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

이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혼다 LPGA 타일랜드 최종일 17번홀(파4)에서 김인경(23.하나금융그룹)이 9타 치는 것을 보고 골퍼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저렇게 쉬운 어프로치를?” 혹은 “프로지만 그럴수도 있지”하고 의견이 양분됐을 것이다. 다만, 일부 팬들은 “프로들도 저런 실수를 하는 골프는 역시 쉽지 않은 게임이구나”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골프, 정말 만만치 않다. 강하게 치려면 몸을 적게 움직이라고 한다. 퍼팅을 보라. 먼 거리 퍼팅을 할 때 손목만 움직인다. 그런데 짧은 퍼팅을 할 때는 손보다는 큰 근육이 움직인다. 손목보다 팔의 움직임이 더 크다.

정말 아이러니 한 것은 볼이 잘 맞지 않을수록 더 몸을 많이 움직이고, 고수는 가급적 몸을 덜 쓴다. 초보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것이 골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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