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로열패밀리]대만 ‘경영의 신(神)’ 왕융칭의 포모사그룹

입력 2011-02-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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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5조원대...전세계 10만명 고용

대만 100년 역사상 지명도가 가장 높은 인물. 가장 존경받는 기업가. 청소년들의 우상.

포모사그룹을 세운 왕융칭 창업자에 대한 수식어다.

양안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대만 포모사그룹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포모사그룹은 중국과의 지리적 근접성은 물론 문화적 연대감으로 인해 중국의 왕성한 수요에 성장 가능성을 확대하고 있다.

포모사그룹은 석유화학, 정유, 에너지, 섬유, 전자, 중공업, 자동차, 운송사업 부문 등 40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 2009년 영업이익은 1500억대만달러(약5조5000억원)에 달하며 미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홍콩 등에 10만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석유화학업체인 포모사는 이른바 '차이완 시대'에 경쟁우위를 누리고 있다.

포모사는 지난 2008년 92세로 타계한 왕융칭이 일궈낸 작품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왕융칭 창업자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기반으로 한 리더십으로 포모사를 대만의 '현대'로 이끌었다.

▲왕융칭 포모사그룹 창립자
정규교육이라고는 초등학교 졸업장 밖에 없었던 그는 15세의 나이에 쌀집 점원으로 취직해 이듬해 200위안으로 가게를 차렸다.

그는 쌀을 직접 배달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1년 만에 큰 돈을 벌었다.

왕융칭 창업자는 1954년 대만 플라스틱 회사를 세우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로서는 최신식 화학기술을 도입해 폴리염화비닐(PVC)을 생산했다.

PVC를 가공한 파이프 바닥자재 창문틀 포장재 등 소비재로 생산을 확대하면서 포모사는 성공가도를 달렸다.

내수시장에 집중하던 포모사는 1980년대 해외공장 확보에 나섰다.

1980년대 초 오일쇼크로 인해 인수시장에 저렴하게 나온 미국의 화학업체들을 2억달러를 투자해 사들였다.

포모사는 1988년 미국에서 14개 화학업체를 인수했고 정유업체도 사들여 원활한 원자재 공급을 확보했다.

성공적인 해외공장 건설을 바탕으로 포모사는 화공약품과 의료사업 화력발전 자동차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왕융칭은 다양한 경영론을 설파해 대만 기업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특히 작은 것까지 챙기는 ‘미세경영(micromanagment)’을 실천하는 인물로 유명하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983년 “왕융칭은 수백개 개별 사업부문의 책임자들과 주말을 포함해 매일 회의를 가진다”면서 “대만은 회사원들이 겪는 극도의 신경증을 '포모사플라스틱신드롬'이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참모조직으로 설명되는 막료조직 개념도 도입했다.

기업이 발전하려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 왕융칭의 경영모토다.

그러나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하느라 제도개선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하자 그는 철저히 업무와 제도개선의 두 기능을 분리시켰다.

막료조직을 개설해 이들이 집중적으로 제도개선만 맡게 했다.

중앙집권제를 실천해 각 사업부서의 핵심적인 공통업무는 함께 관리하는 총경영실을 만들었다.

그의 경영원칙은 후손들의 기업경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왕융칭은 2002년부터 4명의 가족과 3명의 전문경영인으로 구성된 ‘7인 경영소조’를 만들어 경영 특별 훈련을 시켰다.

왕융칭 사망 후 7인 경영소조가 포모사플라스틱그룹(FPG)의 경영을 맡아 함께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왕융칭은 세상을 떠났지만 경영방침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왕융칭은 생전에 4명의 부인 사이에서 자녀 12명을 얻었다.

▲대만 핸드폰업체 HTC의 쉐어 왕 회장은 아버지인 왕융칭 포모사그룹 창립자에 버금가는 재벌로 알려져 있다.
두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인 쉐어 왕은 대만 최대 핸드폰업체 HTC 이사회의 의장직을 맡고 있으며 세번째 부인의 자녀는 모두 그룹 안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두번째 부인의 큰아들 왕원양 홍런그룹 회장은 2000년 장저민 전(前) 중국주석의 아들 장미엔헝과 합작해 상하이에 반도체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왕융칭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는 유언을 남겨 감동을 줬다.

그는 자녀에게 남긴 편지에서 “모두가 재산을 바라지만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없고 누구도 떠날 때 가지고 떠날 수 없다”면서 “모으는 재산은 다를지 모르지만 세상과 작별할 때는 재산도 모두 사회로 돌아가는 것은 예외가 없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약 68억달러(8조97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해 대만에서 린위안그룹의 차이훙투 회장(약 77억달러)에 이어 두번째 부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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