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톱의 길-日本에 묻다] ⑥철강

입력 2011-02-14 11:42 수정 2011-02-1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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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日·규모의 中과 치열한 경쟁

▲1973년 6월 9일 포항 1고로 첫 출선 순간 환호하는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당시 포항제철 사장)과 임직원들

일본 철강산업, 특히 신일본제철은 우리나라 철강산업과 뗄 수 없는 관계다. 포항 영일만에 포항제철(포스코의 전신)을 설립할 때 기술을 전수해준 것이 신일본제철의 전신인 야하타제철.

당시 이나마야 요시히로 야하타제철 회장은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에게 기술이전을 약속하고 기술용역을 위해 400명에 달하는 엔지니어를 지원했다.

세계철강협회(WSA)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2009년 기준 조강생산능력 3100만t을 기록해 세계 3위 철강사로 등극했다. 일본 1, 2위 철강사인 신일본제철과 JFE스틸을 4, 5위로 밀어낸 것.

지난 1973년 포항제철소 용광로에서 최초로 쇳물을 생산한 지 36년 만의 일이다.

글로벌 철강사로 우뚝 선 포스코의 위상은 일본의 기술을 독자적으로 받아들여 끊임없이 개발한 덕분이다.

일본으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은 포항제철이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급성장하자 일본 내에서는 기술 지원에 대한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시 포항제철에 협력적이었던 이나마야 회장이 “우리가 많이 지원해 준 것이 아니라 포항제철이 너무 잘한 것”이라고 말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동아시아, 세계 철강 시장 최대 격전지=포스코가 세계 3위 철강사로 발돋움했지만 결코 방심할 수 없는 것이 글로벌 시장이다. 포스코로 대표되는 한국 철강산업은 기술로는 일본, 양(量)으로는 중국에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이 위치한 동아시아 지역은 철강 산업에 있어 가장 경쟁이 치열한 지역이다.

동아시아 지역에는 2009년 조강생산 순위 톱 10 중 8곳이 포진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철강사들이 경쟁하고 있으며 규모 면에서도 세계 최대다.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은 공급량이 철강 소비를 넘어서는 순수출 지역으로 수출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WSA 자료에 따르면 동아시아 지역 철강 소비량은 2008년 기준 6억5000만t으로 전 세계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또 2009년 조강생산 순위 1위 아세로미탈과 10위 타타스틸을 제외하면 세계 2~9위 철강사가 한·중·일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은 세계 2위인 바오산강철을 비롯해 허베이강철, 우한강철그룹, 안번강철, 장수사강그룹 등 5개 철강사를 10위권 내에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은 신일본제철과 JFE스틸이 나란히 4, 5위를 기록하고 있다.

◇日과의 기술격차 아직 남아=철강사 순위에서는 포스코에게 한발 밀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일본 철강산업은 기술 부문에서는 아직도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은 1위 철강사인 신일본제철을 비롯해 가와사키제철과 니혼강관이 합병한 JFE스틸, 스미토모금속공업, 고베제강소, 닛신제강 등 5대 고로사를 보유하고 있다. 5대 고로사로 대표되는 일본 철강사들은 기술력이나 조업능력 등 질적인 면에서 북미와 유럽의 철강사와 비교해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철강사들의 기술 수준은 일본 철강사들과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섰으나 고급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일본에 한발 뒤진다는 것이 철강업계의 설명이다.

일본 철강업계는 자동차강판 등의 고급강 분야에서 일본의 기술을 100으로 봤을 때 포스코 등의 기술력을 97~98 수준으로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김경중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철강 제품 기술력은 범용재 부문에선 이미 일본과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섰다”면서도 “자동차용 강판과 석유수송용 강관소재(API), UO강관(가스 수송 등에 쓰이는 후판 제작 강관)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경우 아직 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공업의 합병은 일본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합병으로 신일본제철은 스미토모금속의 해외 강관 영업망을 더하는 한편 스미토모금속은 신일본제철의 안정적인 소재공급 능력을 갖추게 된다.

동부증권 김지환 애널리스트는 “질적 경쟁력을 갖춘 일본 업체의 양적 구조조정은 한국 철강산업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인도·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의 수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中 철강생산량 세계 시장 쥐락펴락=중국 철강산업은 지난 1979년 개혁·개방 정책을 거치며 급속도로 발전했다. 1990년 들어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철강 생산 및 소비국에 올라섰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단일국가로는 세계 최초로 철강 생산 및 소비 2억톤 돌파를 달성했다.

WSA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전 세계 조강생산량은 14억1359만t을 기록했다. 이중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6억2665만t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44.3%를 차지했다.

한국(5845만t), 일본(1억960만t)은 물론 EU 27개국(1억7290만t)과 북미 전체(1억1179만t)를 합친 것보다도 많은 양이다.

지난 2004년 국제 원자재 파동 원인도 뒷배경에 중국의 급격한 수요 증가가 있었다는 것이 철강업계의 통설이다.

중국 철강사들은 자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인수합병 등으로 초대형 철강사로 거듭나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동아시아 시장에서의 한중일 철강경쟁구도 변화와 시사점’에 따르면 중국 철강사들의 지난해 조강생산량은 바오산강철 3890만t, 허베이강철 4020만t, 우한강철(武漢鋼鐵) 3030만t, 안번강철(鞍本鋼鐵) 2930만t, 사강(沙鋼) 2640만t 등이다.

특히 바오산강철과 허베이강철, 우한강철, 안번강철 등은 모두 중장기적으로 조강생산 능력을 6000만t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 글로벌 조강생산 5400만t 목표를 세운 포스코를 압도한다.

산업연구원은 ‘중국 철강산업의 급성장이 우리나라 철강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이라는 연구논문을 통해 “중국 수요 급증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우리나라 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는 피할 수 없게 됐다”면서 “원료에서부터 제품에 이르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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