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영업 판촉물 시대 · 계절별 '무한 변신'

입력 2011-02-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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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생필품 주류 · 80년대 후반 속옷 · 스타킹 인기 ...90년대 송이· 인삼세트 등 선호

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 양 손 가득한 선물을 받아들고 기뻐할 가족들의 얼굴이 눈에 선하다.

보험도 고객들이 기뻐할 선물이 많다. '판촉물'이라 부르는 이 선물들은 보험상품이 가진 무형의 특성과 설계사(FC) 특유의 영업력으로 다양하게 발전해 왔다.

특히 보험사들은 시대별, 계절별로 고객들이 원하는 판촉물을 구성하면서 계속 변화를 주고 있다.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70년대에는 생필품이 주류를 이뤘다. 설탕, 빨래비누, 식용유 등이 주부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당시 삼성생명 설계사들은 "3kg짜리 미군 설탕을 들고 가면 냉랭하던 주부들의 목소리가 달라졌다"면서 "무거운 설탕, 식용유 등을 들고 다니느라 팔에 근육이 붙었을 정도"라고 회상했다.

86년 아시안 게임, 88년 올림픽을 지나 조금씩 여유가 생기자 남성 고객들에겐 고급 만년필, 여성 고객들에겐 레이스 달린 속옷과 스타킹이 인기 판촉물로 부상했다. 어린이가 있는 집에는 '과자종합선물세트'를 선물하면 효과 만점이었다.

90년대 이후 외자계 보험사들이 들어오면서 판촉물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경쟁사에 질 수 없다는 생각에서 고액자산가들에게는 '송이, 더덕, 인삼세트' 같은 고가의 물품이 전달되기도 했다. 다행히 이 시기에는 택배 시스템이 일반화 되기 시작해 FC들의 수고를 덜어줬다.

2000년대에 접어들어 '웰빙'이 화두가 된 시기에는 유기농 채소와 과일, 누룽지, 선식 등 건강식품이 각광을 받았다. 여기에 설계사들의 아이디어가 더해 지면서 '세트 구성'을 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감자를 선물하는 경우에는 채칼도 함께 넣거나 비누를 선물하는 경우에는 때수건도 함께 넣는 식이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세트구성은 고객들이 물품을 추가로 구매하면 수고를 덜 수 있어 좋고 자기가 관리 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 FC들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계절별로 다른 구성도 인기다. 여름용, 겨울용 판촉물은 그 시기만의 특별 선물인 셈이다. 여름에는 아이스박스 안에 튜브와 물안경, 모기퇴치패드, 썬크림을 세트로 구성해 고객들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겨울에는 휴대용 손난로를 보내기도 하고 직화구이 냄비에 군고구마를 넣어 보내기도 한다. VIP에게는 고가의 목도리나 장갑을 보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최근에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다시 주방용품, 청소용품과 같은 생필품이 고객들 호응을 사고 있다. 또한 재테크가 최고의 관심사가 되면서 주식, 펀드, 대출관련 정보를 고객의 욕구에 맞춰 SMS, 이메일, 전문 책자 등의 형태로 제공하는 설계사들도 등장했다.

그러나 보험설계사들은 물건이라는 값비싼 판촉물보다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심이 진정한 판촉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삼성생명 설계사는 "옛날에 고객님께서 아끼는 바지가 있었는데 찢어져서 똑같은 바지를 찾기 위해 동대문을 일주일 동안 쥐잡듯이 뒤진 경험이 있다"며 "바지를 찾아 너무나 기뻐하던 그 고객은 지금은 나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수많은 고객을 소개해줬다"고 밝혔다.

삼성생명 영업지원팀 관계자는 "판촉물은 고객에게 주는 '물건'이 아니라 고객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행동"이라며 "거부감을 낮춰 주는 훌륭한 '영업 도구'이지만 남발하면 자칫 고객의 기대만 키우고 비용만 나갈 수 있으니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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