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보호는 오세훈의 생색내기

입력 2011-01-20 11:19 수정 2011-01-21 06:1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서울SSM 이미 포화…값싸고 품질좋은 품목 선택권리도 박탈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9일 발표한 ‘자영업자 종합보호대책’이 다른 자치구의 계획을 배낀 재탕·삼탕인데다, 매년 해오던 것을 숫자만 살짝 바꿔놓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자영업의 현실과 소비자의 선택권을 철저히 외면한 것으로, 대책의 실효성을 놓고 논란마저 일고 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프랜차이즈업체 등의 공격적인 확장으로 위기에 처한 59만 서울지역 자영업자들을 보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자영업자 종합보호대책’은 자세히 들여다 보면 오히려 자영업자들에게 적잖은 피해를 끼칠 우려가 높다.

시는 이번 대책에 따라 오는 2월 말까지 자치구별로 ‘전통상업보존구역’ 195곳 정도를 지정, 반경 500m 내에 새로 들어서는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대형마트는 치킵 빵 패스트푸드 육류 판매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하는 조례를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이 대책은 지난해 말 이른바 ‘SSM법’ 통과 이후 서울 노원구가 만든 조례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에 불과하다. 서울시가 개발한 대책이 아닐뿐더러 정작 실효여부는 자치구의 손에 달린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노원구의 조례를 베낀 게 아니라 서울시가 관련 사항을 자치구에 내려보낸 것을 노원구가 이를 발 빠르게 수용한 것이다"며 노원구의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조례에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는 SSM을 무한 허용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여서 자영업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시는 이번 대책에서 패스트푸드점·치킨전문점·제과점업·육류소매업 등 4개 업종을 SSM 진출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생계형 자영업’으로 분류, 보호대상으로 지정했다.

전통상업보존구역 500m 이내에서 새롭게 문을 연 SSM은 생계형 업종으로 사업을 확장할 경우 동종품목 판매금지, 판매수량 제한, 동종업종 판매가의 70% 이하 가격금지 등 제약을 받는다.

이는 곧 치킨 육류 등 4개 ‘생계형 업종’이 아니면 SSM 진출을 가능케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전통상업보존구역’이 아닌 지역의 자영업자와 4개 생계형 업조 이외의 업종 종사하는 자영업자에 대한 보호방안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또한 서울의 경우 SSM이 몇 m 간격으로 있을 정도로 포화상태여서 대책의 현실성이 전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이번 대책에는 서울에서 치킨전문점 등 생계형 업종이 밀집해 있으면서, SSM 등이 새로이 입점할 수 있는 지역이 몇 곳이나 되는 등에 대한 사전 조사도 빠져 있다.

특히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값싸고, 품질 좋은 소비품목을 선택할 권리도 사실상 박탈한 것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창업컨설턴트는 “서울시의 이번 대책으로 인해 골목길과 시장통의 자영업자들이 생각지 못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무상급식을 놓고 ‘반포퓰리즘 투사’로 변신한 오 시장의 무리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는 또 소상공인 자금대출 지원 규모도 12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그 액수는 고작 지난해보다 40억원 증액한 것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오 시장은 “전체 중소기업육성자금 규모는 지난해보다 5000억원이나 줄었지만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 규모는 늘렸다”고 친절한(?)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또한 소상공인지원센터를 기존의 7곳에서 15곳으로 늘리고, 기존 창업과정 교육 외에 경영개선과정 3000명, 업종전환과정 1000명을 추가하는 등의 조치역시 공염불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언제, 어떻게’라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규체적인 일정 등에 대해서는 윤곽이 잡혔다"며 "일일이 다 보도자료에 실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충전 불편한 전기차…그래도 10명 중 7명 "재구매한다" [데이터클립]
  • "'최강야구'도 이걸로 봐요"…숏폼의 인기, 영원할까? [이슈크래커]
  • 신식 선수핑 기지?…공개된 푸바오 방사장 '충격'
  • 육군 훈련병 사망…완전군장 달리기시킨 중대장 신상 확산
  • 박병호, KT 떠난다 '방출 요구'…곧 웨이버 공시 요청할 듯
  • 북한 “정찰 위성 발사 실패”…일본 한때 대피령·미국 “발사 규탄”
  • 세계 6위 AI국 韓 ‘위태’...日에, 인력‧기반시설‧운영환경 뒤처져
  • 4연승으로 치고 올라온 LG, '뛰는 야구'로 SSG 김광현 맞상대 [프로야구 28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5.2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767,000
    • -2.74%
    • 이더리움
    • 5,257,000
    • -3.01%
    • 비트코인 캐시
    • 646,000
    • -5.28%
    • 리플
    • 728
    • -1.75%
    • 솔라나
    • 231,900
    • -1.44%
    • 에이다
    • 630
    • -2.78%
    • 이오스
    • 1,117
    • -4.45%
    • 트론
    • 154
    • -0.65%
    • 스텔라루멘
    • 149
    • -1.9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500
    • -2.54%
    • 체인링크
    • 25,340
    • -1.9%
    • 샌드박스
    • 614
    • -3.9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