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회장'도 '부회장' 나름

입력 2010-12-29 11:01 수정 2010-12-3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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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바로 밑, 사장님 바로 위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최고의사결정권자

SK 부회장단, 세대교체 연착륙 위한 보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공격 경영 앞장

“더 뛰어야 하는데.. 벌써 부회장 되기는 싫죠.”, “젊은 3세 부회장들은 열심히 뛰어 야죠.”, “회장은 부담스럽잖아요.. 부회장이 좋아요.”

국내 주요 그룹과 대기업들이 잇달아 인사발표를 하고 있는 가운데‘20대 부회장’이 탄생하고 ‘부회장단’이 만들어 지는 등 부회장 열풍이 거세다. 특히 회장보다 한 단계 낮고 사장보다 한 단계 높은‘부회장’들의 역할과 책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저녁식사 자리를 함께 한 모 대기업 사장에게“이제 부회장 승진 하셔야죠?”라고 물었다가 괜히 머쓱해졌다. 전문경영인 사장인 그에게서 “그런 얘기하면 실례”라며 “앞으로 할 일이 얼마나 많은 데요”란 답변이 돌아왔다.

오너 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부회장 자리에 오른다는 것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수순으로 여겨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같은 인식이 바뀌고 있다. 실제로 지난 삼성그룹 인사에서 승진한 최지성 부회장은 삼성전자 대표이사 명함을 갖고 글로벌업체인 삼성전자를 대표하게 됐다. 이재용 사장(최고운영책임자, COO) 등 각 사업부문장들이 있지만, 외견상 최고의사결정권는 최 부회장이다.

SK그룹이 최근 단행한 인사에서 ‘부회장단’을 신설한 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SK 성장에 기여했던 인물들의 영광스런 퇴진을 위해 만든 ‘옥상옥(屋上屋)’이라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SK 측은 부회장단에 대해 최고경영자의 경영활동을 보좌하고 지원하는 최정예 브레인집단으로서, 직접적인 경영활동 외에도 후계자 발굴 및 양성과 같은 기업 경영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주력 계열사들의 세대교체를 연착륙하기 위한 보좌그룹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찌감치 부회장 직함을 달고 경영일선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창업주 3세들도 있다. 지난 2006년 부회장에 오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해 말 신세계의 그룹총괄 대표이사 취임과 함께 세계 최대 백화점인 ‘센텀시티’오픈, 이마트의 중국 진출 등 굵직한 사업을 공격적으로 이끌고 있다.

또 소비자와의 소통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며 트위터를 통해, 불만을 남기는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그때그때 받아들이며 종래의 오너 경영자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지난해 8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후 더욱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모터쇼에서는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담당했고, 지난달 G20 서울 정상회의에 앞서 의전차량 지원식에 직접 모습을 나타냈다.

최근 단행된 대한전선 인사에서 부회장 자리에 오른 설윤석 부회장도 눈길을 끈다. 설 부회장은 대한전선 창업주인 고 설경동 회장의 손자이자 고 설원량 회장의 아들로 29세에 불과하다. 지난 1월 부사장 승진 후 1년 만에 사장을 거치지 않고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스카이 휴대폰으로 유명한 팬택의 창업자이자 대표이사 박병엽 씨는 회장 대신 부회장 직함을 사용하는 좀 특이한 경우다. 서민적이고 소탈한 성격으로 알려진 박 부회장은 부담스러운 ‘회장’ 직함을 사양했기 때문이다. 박 부회장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임원들에게는 형님, 선배님이라는 호칭을 쓰면서 직함이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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