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집’이 뭐길래?

입력 2010-12-20 11:40 수정 2010-12-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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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바집’은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인부들을 고객으로 하는 식당으로, 인부들의 숙소를 뜻하는 ‘한바’라는 일본말에서 유래됐다. 주로 현장 내에 컨테이너 등 가건물 형태로 지어져 운영되며 식사뿐 아니라 간식, 술, 안주, 담배 등을 판매해 매출을 올린다. 건설 인부들에게 있어서는 빼놓을 수 없는 안식처인 셈.

특히 인근에 상가가 없는 현장의 경우 함바집 운영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설사 상가가 가까이 있다해도 대다수 인부들은 밖에 나가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어 운영자로선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된다.

함바집의 매출은 현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해당 현장의 인부의 수와 공사기간에 따라 매출이 좌우되기 때문. 보통, 인부 300명에 공사기간 2년 정도의 현장에서 함바집을 운영할 경우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마진율을 30%만 잡아도 3억원 이상의 순이익이 보장되는 셈이다. 대규모 현장의 경우 더 많은 인부가 투입되고 공사기간도 길기 때문에 수익이 몇 배로 늘어남은 말할 것도 없다.

이처럼 함바집 운영이 고정고객과 안정적 수익이 보장되는 ‘남는 장사’다보니 운영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게 되고, 자연스레 뒷돈 거래가 관행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입찰을 통해 운영권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일정 사례비를 주고 받거나 혈연·지연 등 관계에 따라 운영권의 주인이 가려지는 경우가 많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천의 한 건설현장에서 함바집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함바집 운영권을 주는 사람이나 뒷돈을 찔러주는 사람이나 이를 불법으로 인식하지 못할 만큼 뒷거래가 당연시되고 있다”며 “건설사로부터 운영권을 따낸 브로커는 이를 실질적인 운영주에게 또 다시 ‘자릿세’를 받고 넘기는 사슬 구조”라고 말했다.

하지만 꼭 함바집이 뒷돈 거래의 온상으로 자리잡은 건 아니다. 대다수 건설사에서도 이러한 관행을 문제 삼아 아무나 쉽게 운영권을 부여하지 못하도록 관리를 강화하기는 했다.

또 노조에서 식당운영권을 관리하는 기업도 있다. 경영진들의 식당운영권 관련 뒷돈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LIG건설의 경우 노조에서 식당운영권을 관리한다. LIG건설 관계자는 “함바집을 통한 경영진들의 비리를 차단하기 위해 노조에서 관리하도록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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