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우여곡절' 외환은행史

입력 2010-12-01 11:29 수정 2010-12-0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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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계 안팎을 뒤흔든 사건은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일 것 입니다. 43년 역사의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에 인수되면서 또 한번 주인이 바뀌게 됐습니다.

특히 하나금융은 2~3년간‘1지주 2은행’체제를 유지한 뒤 하나은행에 외환은행을 흡수 통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외환은행’이란 행명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입니다.

사실 외환은행의 전신은 한국은행 외환관리과입니다. 한국은행의 한 과였던 곳이 어떻게 은행으로 커졌을까요. 이는 정부의 수출 확대 정책 때문입니다.

당시 정부는 외환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은행이 필요했고 한국은행이 100억원을 전액 출자해 외환관리과를 1967년 외환은행으로 출범시킨 것입니다. 이번에 하나금융이 론스타로 부터 외환은행 지분을 인수하는데 4조7000억원 가량을 지급키로 했다고 하니 규모로만 보면 최소 500배 이상으로 커진 것입니다.

외환은행은 1989년 한국외환은행법 폐지와 함께 일반 시중은행으로 전환됐지만 외국환 전문은행으로서의 전통은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덕분에 외환은행은 외환 및 무역금융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쌓고 우수한 인적자원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40여년간 국내 은행사에 남긴 발자취도 많습니다. 신용카드 업무, 온라인 보통예금 등은 외환은행이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서비스입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 현대그룹, 현대건설, 하이닉스 등을 주거래 기업으로 두고 있을 정도로 기업금융에도 남다른 강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계기로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는 비운을 겪습니다. 1999년 최대주주가 한은에서 독일 코메르츠방크로 바뀌며 외환은행의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코메르츠방크는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외환은행 지분 3억2585만1715주를 1조3833억원에 넘겼고 론스타는 2005년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외환은행 지분을 되팔기 위해 국내외 금융회사들과 접촉했습니다.

2006년 국민은행이 하나은행과 네덜란드 DSB를 제치고 외환은행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지분인수 계약까지 맺으면서 국민은행으로 넘어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끝나지 않아 계약 대금을 치르지 못하면서 론스타가 계약을 파기, 다시 주인찾기에 나서게 됩니다.

이후 2007년에는 HSBC가 론스타와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번에는 금융당국이 검찰 수사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매각승인심사 결과를 지연시키면서 HSBC 측이 계약 파기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론스타는 투자금 회수가 목적이기 때문에 은행의 장기적 성장보다는 단기 실적 위주로 경영계획을 짤 수밖에 없었고 수차례 매각이 무산되며 결과적으로 본의 아니게 7년이나 최대주주로 있게 됐지만 결국 지난달에 하나금융과 MOU를 체결, ‘외환은행’이란 행명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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