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 비상구가 없다

입력 2010-11-2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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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네덜란드 등 대국으로 재정위기 전염 가능성

유로화를 사용하는 16개국으로 구성된 유로존의 위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7500억유로 규모의 유로안정화기금(EFSF)이 조만간 바닥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재정위기 여파가 유로존의 다른 국가들에까지 미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세계 최대 인터뱅크 브로커인 아이캡의 돈 스미스 이코노미스트는 “(위기의) 불을 끄기가 어렵다”며 “결국 프랑스·네덜란드 같은 핵심시장으로까지 위기가 전염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스페인의 국채 금리는 재정위기 우려로 25일(현지시간) 유로 출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아일랜드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9%대로 급등했고 포트투갈은 7%, 스페인은 5%대로 각각 뛰었다. 유로는 달러당 장중 1.3285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 9월 22일 이후 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 최대 금융 청산기관인 LCH클리어넷은 아일랜드 국채 거래에 대한 증거금을 45%까지 인상했다. 아일랜드가 최근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면서 국채수익률이 연일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아일랜드는 EU·IMF로부터 85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기로 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잇따라 신용등급을 하향하고 있어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다.

무디스가 아일랜드 대형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이제 아일랜드 대형은행들의 국유화에 집중되고 있다.

아일랜드는 EU·IMF로부터 받은 구제금융의 대부분을 은행 구제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앵글로아이리시에 이어 얼라이드아이리시와 뱅크오브아일랜드까지 국유화될 경우 6대 은행 중 3개가 정부 산하로 편입되는 셈이다.

그리스발 재정적자 위기가 유로존 전역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역내 위기에 처한 국가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EFSF도 비상이 걸렸다.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는 아일랜드에 이어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요청할 경우 EFSF는 몇 개월 안에 바닥날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아일랜드가 850억유로를 요청한 가운데 재정적자 보충과 국채 상환을 위해 향후 3년간 포르투갈은 515억유로, 스페인은 3500억유로가 각각 필요하다.

여기에 담보까지 포함하면 7500억유로를 훌쩍 넘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악셀 베버 독일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파리 강연에서 “7500억유로의 EFSF가 계속되는 자금지원으로 고갈되면 EU는 부담분을 늘릴 뜻이 있다”고 말했다.

베버 총재는 “유럽에 마련된 긴급구제금융 기금이 충분하다”면서 “기금이 소진될 것이라는 비관론은 배제해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이사회에서 발언권이 강한 베버 총재는 장-클로드 트리셰에 이어 차기 ECB 총재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베버 총재가 평소 유로존의 약소국가 구제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해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EFSF 설립 시 핵심 자문역할을 맡았지만 이후 ECB의 국채매입 계획 등 완화정책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피력해왔기 때문이다.

베버 총재는 EFSF의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독일 정부의 입장은 또 다르다.

독일은 EFSF 규모를 4400억유로 더 늘리자는 EU 집행위원회(EC) 제안을 거부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EC는 독일이 은행권의 스트레스테스트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로 EFSF 규모 확대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EFSF 규모를 늘려봤자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중채무국의 밑빠진 독을 채우는데 쓰일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취지로 파악된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이르면 내년 1분기에 실시될 예정이다.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디폴트 위험에 대해 의심이 생길 경우 스페인같은 덩치 큰 나라의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투자자들을 진정시키는 것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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