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패밀리] 150년의 존경과 신화… 스웨덴 발렌베리家의 영광

입력 2010-11-17 11:00 수정 2010-11-1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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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전체 GDP의 30%·스웨덴 증권거래소 시가총액 40%에 달하는 산업제국

(편집자주: 역사적으로 글로벌 사회·문화·경제를 좌우하는 명문 가문은 존재해왔다. 유럽의 로스차일드 가문이 글로벌 자본시장을 주무르듯 이른바 로열패밀리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파워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를 이해하고 역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로열패밀리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13회에 걸쳐 글로벌 로열패밀리의 역사와 자본 그리고 그들의 영향력을 분석한다)

▲발렌베리 가문의 역사는 앙드레 오스카 발렌베리로부터 시작됐다.
150년간 5세대로 거치며 절대적 지지를 받아온 스웨덴의 국민 기업이자 세계적 기업 발렌베리.

발렌베리 그룹은 세계 최대 통신업체 에릭슨, 발전설비업체 ABB, 사브,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 제약업체 아스트라, 스웨덴 최대 은행 SEB, 베어링업체 SKF 등 굵직한 대기업들을 소유하고 있으며 스웨덴 증권거래소 시가총액의 40%, 스웨덴 전체 GDP의 30%를 차지하는 산업 제국이다.

발렌베리 왕국의 탄생은 1856년 스웨덴 최초의 민간은행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치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앙드레 오스카 발렌베리는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을 설립, 예금위주의 업무에만 주력하던 근대 은행의 틀에서 벗어나 자본시장의 주요 업무인 채권발행과 해외차입 등 현대 은행들의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같은 개혁은 당시 본격적으로 발전하던 산업화 바람과 맞물리면서 산업과 금융이 동시에 발전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된다. 오스카 앙드레는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을 통해 부실기업을 사들여 구조조정에 매진했다. 이들 기업을 바탕으로 오늘날 스웨덴 최대 산업왕국을 일궈낸 셈이다.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의 후신은 현재 스웨덴 2위 상업은행으로 자리한 SEB다.

스웨덴 자본시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데 큰 몫을 한 오스카 발렌베리는 스웨덴 제2의 군주로 불릴 만큼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21명의 자녀 중 오스카의 사업체를 물려받은 인물은 장남 크누트 아가손 발렌베리다. 크누트 역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가의 금융시장에서 활약하며 스웨덴 산업화의 궤도를 마련했다.

특히 부실기업 회생에 탁월한 능력이 있었던 이복동생 마쿠스 발렌베리 시니어와 협력, 소유기업을 늘려갔다. 당시 발렌베리에 편입된 기업들은 현재 볼보의 모태가 된 SKF의 전신 호프스, ABB의 전신 아세아, 지금의 스카니아가 된 스카니아바비스 등이다.

위기도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발렌베리 가문의 태도가 도마에 오른 것이다.

상류층이 전통적으로 친독성향을 유지해온 것과 달리 현실적인 문제로 영국 친화적 성향을 보인 발렌베리 가문에 대해 여론은 들끓었다.

▲발렌베리 그룹 경영의 총괄을 맡고 있는 마쿠스 발렌베리는 이번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 2010의 금융분과 회의를 주관했다.(연합뉴스)
당시의 트라우마는 ‘존재하지만 드러내지 않는다’는 발렌베리가의 전통적 신념으로 남게 됐다.

제국의 후세들 역시 선대의 기업정신을 이어받아 오너십을 발휘했다. 크누트와 마쿠스에 이어 투톱체제를 이룬 3대 경영인 마쿠스의 아들 야콥과 마쿠스 발렌베리 주니어는 유럽의 대표적인 통신사 에릭슨과 스웨덴 성냥을 편입, 제국의 완성을 도모했다.

발렌베리가의 산업계 제패는 정치·사회 부문에도 영향을 끼쳤다. 20세기 초반 두 차례 외무장관을 배출했으며 사회민주당 등 정치권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중 수만명의 유대인을 홀로코스트에서 구하며 스웨덴의 쉰들러로 불리는 라울 발렌베리는 당시 스웨덴의 외교관이었다.

발렌베리가의 경영에서 주목할 점은 금융으로 산업계를 제패한 후 100년 넘게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발렌베리 가문의 역사를 지켜온 기둥은 바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고하는 것이 최선의 수단이다’라는 전통적인 경영마인드다.

이 같은 전통적 신념을 실천한 대표적인 사례가 제약회사 아스트라(아스트라제네카의 전신)다. 1924년 인수 이후 1980년대 중반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않던 아스트라는 1988년 위장약 ‘로섹’을 출시, 글로벌 제약계의 거목으로 자리잡았다.

로섹은 지난 2001년 한해 55억달러를 벌어들였고 10년 넘게 전세계 판매의 1위를 지켰다. 1970년대 중반부터 10년 넘게 이뤄진 발렌베리가의 장기투자의 결과였다.

발렌베리가문이 국민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는 것에는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렌베리 가문의 이익의 많은 부분은 오너가 아닌 재단에 집중된다. 자회사의 수익이 지주회사격인 인베스터를 통해 크누트앤엘리스발렌베리재단, 마리엔느앤마쿠스발렌베리재단, 마쿠스앤아말리아발렌베리재단 등으로 모아져 사회로 환원된다.

이 때문에 100년이 넘는 금융·산업 활동 과정에도 불구하고 축적된 재산은 최대 200억달러대에 불과하다. 다른 산업계 명문가가 수조달러를 넘나드는 재산을 축적하는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인 셈이다.

자동차와 전투기 생산업체 사브, 제지업체 스토라엔소, 상용자동차의 대표기업 스카니아 등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스웨덴 대표기업 경영의 총 책임을 맡고 있는 인물은 마쿠스 발렌베리로 이번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 2010의 금융분과 회의의 의장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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