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상장 1년<하>] '봄' 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입력 2010-10-1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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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사중 3곳만 평가 차익 ... 유럽발 금융위기도 주가 타격

1년 전 동양생명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이후 대한생명과 삼성생명이 금융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주며 연이어 상장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기대 이하의 주가 성적표를 받았다.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했지만 주가에서 큰 재미를 못 보고 있다는 것.

그러나 생보 3사들은 상장 해외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자본시장에서의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상장 후 당기순익도 좋아지면서 실적도 올랐다. 다만 대외적인 요인으로 적절한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이 아쉬운 점으로 꼽히고 있다.

◇ 공모가 계속 밑돌아 = 일단 주가면에서 생보 3사들의 주가 흐름은 공모가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부진한 모습이다.

13일 장 마감 기준 주가를 보면 동양생명은 공모가 1만7000원을 크게 밑도는 1만19000원 전후의 가격을 기록했다. 대한생명 역시 공모가 8200원보다 290원 적은 7910원에 마감했다. 대한생명은 상장 후 절반 정도 기간 동안 공모가를 넘어섰다.

수조원의 공모자금을 끌어 모았던 삼성생명도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상회한 것은 총 기간의 3분의 1이 되지 않는다. 삼성생명의 공모가는 11만원이여 13일 현재 10만6500원으로 10만원 중반에 머물고 있다.

◇ 상장 역사 짧고 생보 지식 낮아 = 생보사들의 주가가 계속 약세인 것은 다른 산업보다 짧은 상장 역사에 비롯된다는 지적이다.

사실 생보사 상장 1년째를 맞이했다고 하지만 이는 동양생명에만 해당되는 말이다. 대한생명은 상장한지 반년 남짓, 삼성생명은 4개월 정도 됐다. 20개가 넘는 생보사 중 3개만 상장했을 뿐이다. 생보사들의 투자 메리트가 부각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때문에 생명보험이라는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다. 실제로 매일 쏟아지는 증권사 보고서중 상장 당시 각 보험사에 해당하는 보고서를 제외하고 생보산업 전반을 다룬 것은 10개 남짓에 불과하다.

특히 타 산업과 다른 분석방식에 투자자들이 선뜻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실적과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이 동원되는 일반 종목과는 달리 생보사는‘내재가치(EV) 분석’으로 적정 가치를 따진다.

생보사는 미래 어느 시점에 보험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부채로 계산한다. 그 동안의 통계를 반영하지만 사람이 언제 어느 때에 다치거나 사망하지는 아무도 모른다. 때문에 현재 부채비율로 회사 가치를 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생보사는 장기상품이 대부분이 만큼 매달 들어오는 보험료로 미래의 이익을 추정한다. 미래 이익 추정치를 반영해 부채를 평가하는 것이 내재가치 분석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보험은 다른 산업과 달리 계속해서 들어오는 보험료와 언제 생길지 모르는 보험금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며 "더욱이 기존에 상장한 손보사들과도 달라서 분석을 하기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

◇ 상장 후 잇따른 글로벌 위기 = 얼마 전 잇따라 발생한 아이슬란드, 그리스, 스페인 등 유럽발 금융위기는 막 상장한 생보 3사에게 영향을 줬다.

지난 5월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협상 타결 및 경제지표 개선 소식에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연쇄부도 공포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미국 뉴욕 증시와 유럽 주요 증시가 출렁거렸고 이는 아시아 증시에도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당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우리나라 증시도 당분간 조정을 보일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 악화된 투자심리를 진정시키기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삼성생명은 상장을 준비할 당시 아이슬란드의 화산재 사건으로 해외 IR(기업설명회)를 나간 이수창 사장의 발을 유럽에 묶어두기도 했다.

◇ 금리 상황도 좋지 않아 = 금리 환경도 현재 생보사 주가를 억누르는 요인이다. 시중 금리가 계속 동결 상태이면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초 5.4%대에서 현재 4%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10년 이상 장기계약이 많은 생보사들엔 수익이 양호한 장기채권 투자가 중요하다.장기 금리가 하락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주가는 강세로 돌아서기 쉽지 않다.

특히 생보사들의 장기물 매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4월 생보사 국공채 보유규모는 117조8681억원에서, 5월 119조1716억원, 6월 122조 1317억원, 7월 124조2961억원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때문에 자산운용에 한계가 생긴다는 분석이다. 최근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변액보험시장이 살아나고 있고 방카슈랑스와 퇴직연금에 대한 전망도 밝아 당장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싶지만 포트폴리오 구성의 핵심요소인 10년 이상 장기채권 금리 하락에 걸려 애를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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