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④ 日 단독개입, 보호무역주의 재부상 가능성은?

입력 2010-09-16 11:30 수정 2010-09-16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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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發 글로벌 환율전쟁 개막

(편집자주: 엔화의 고공행진을 멈추기 위해 일본이 대대적인 시장개입을 단행했다.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개입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4회에 걸쳐 일본발 외환시장 대란을 진단한다)

[일본發 글로벌 환율전쟁 개막]

① 일본 '비불태화' 통했나?

② 日 개입 폭탄...475조원 시장에 푼다?

③ 일본 단독개입, 글로벌 환율 전쟁 시발탄?

④ 각국 보호무역주의 재부상 가능성은?

일본이 단독으로 환율 개입에 나선 것과 관련해 전 세계 주요국의 수출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보호무역주의 대두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골드만삭스의 짐 오닐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인용, 엔고를 저지하기 위해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전날 단독으로 실시한 환율 개입이 세계적 경기 회복을 위한 대응에 잠복해 있던 함정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오닐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 주요국이 모두 수출에 의해 번영할 수는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경기 부양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주요국 정부는 실업과 재정적자 문제를 배경으로 해외 수요를 활용하는 정책을 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본이 15일 2004년 이래 6년 6개월만에 환율개입을 실시한 것도 달러화 대비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엔의 상승속도를 억제하고 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다만 각국이 자국의 수출 기업에게 경쟁 상의 우위성을 부여하기 위해 싸우면 통화와 무역을 둘러싼 마찰이 발생해 전세계 경제 성장을 한층 위협하게 될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현재 하원 세입위원회가 중국 위안화 정책에 관련된 청문회를 열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의 행정 집행기관인 유럽집행위원회(EC)는 독일에 대해 수출 의존도를 낮추도록 촉구하고 있다.

오닐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모든 나라가 수출을 통해 궁지에서 벗어나기를 바라고 있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근본적인 딜레마가 존재한다”며 “선진국과 시장에는 매우 미묘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일본은 전날 도쿄와 런던, 뉴욕 외환시장에서 2조엔(약 27조원) 가량을 풀어 엔을 팔고 달러를 매입하는 환율 개입을 단행했다.

자동차에서부터 전기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수출기업들이 엔고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기업이 실적 악화에 노출되는 것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환율 개입으로 엔화 값은 달러당 82엔대에서 3.15 하락한 85.6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일본 당국의 개입으로 일본 수출기업들이 오히려 고립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화학업체인 랑세스의 악셀 하이트만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초점은 성과와 성장에 맞춰져 왔다”며 향후 해외 수요를 겨냥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임을 시사했다.

자국 통화 약세를 용인해온 독일 정부의 혜택을 입은 랑세스의 경우 오는 2015년까지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에서의 영업이익이 75%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모든 국가가 랑세스와 같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로버트 달 부회장은 “그것은 투자자들에게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다”며 “무역의 희생량”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일은 유로존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경제국임에도 불구하고 자국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통화 약세를 묵인해왔다.

이 때문에 독일은 투자자들은 물론 인근 국가들로부터 세계 경제의 균형을 깨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미 수출을 5년 내에 두 배로 늘리겠다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독일과 같은 비판을 받고 있다.

영국 데이비드 카메론 총리도 수출을 영국의 핵심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지난 2분기 독일 경제에서 수출 비중은 3분의 1을 넘어서 수출 없이는 성장이 불가능한 상황. 모든 나라들이 수출로 성장을 꾀하는 구도로 전환하고 있다.

심각성을 인식한 EC는 유로존 회원국들의 수출 의존도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말레이시아와 태국, 필리핀, 한국 등 아시아 각국의 정책당국은 환율변동을 제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수출 의존도 높은 국가들에 고민거리다.

스위스 세인트 갈렌 대학에서 국제무역을 강의하는 사이먼 에베네트 교수는 "각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에게 가장 유익한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때문에 일부 수출기업들은 원치 않아도 수입을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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