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기후, 지구 온난화로 아열대化 진행중

입력 2010-09-1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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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저온 · 일조량 부족으로 '서늘한 봄' 이어 여름철 폭염 · 집중호우 이어져

온난화로 뜨거워진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여름은 길고 겨울이 짧아져 계절 길이가 달라졌으며 아열대 생물의 출현 빈도도 잦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이상저온과 일조량 부족으로 '서늘한 봄'이 이어지다가 여름철에 들어서는 폭염과 집중호우가 이어졌다.

일조량 부족과 호우 등은 지구온난화가 가져온 이상기후 현상으로 특히 올해에는 '엘니뇨'와 '라니냐'가 봄과 여름의 기후 이변에 각각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4월의 전국 평균기온은 9.9도로 전국 평균기온 통계가 있는 1973년 이후 4월 기온으로 가장 낮아 서늘한 봄날씨가 계속됐다. 4월 월평균 하루 최고기온(15.4도)과 최저기온(4.5도)도 역대 최저였다.

이는 4월 전국 평년값(1971∼2000년의 평균)과 비교하면 각각 2.1도, 2.9도, 1.5도 낮은 것이다. 기온이 낮아짐에 따라 햇빛이 구름이나 안개 등으로 가려지지 않고 지면에 도달한 시간인 일조시간도 많이 부족했다.

올해 1~8월 전국 평균 일조시간이 1290.4시간으로 1973년 이래 2003년(1195.8시간), 1998년(1263.1시간)에 이어 3번째로 적었다.

4월 전국 평균 일조 시간은 176.5시간으로 평년(215.0시간)보다 훨씬 적어 봄에 일조 기간 부족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때문에 봄철 농작물 생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낮기온이 예년만큼 충분히 오르지 못해 농작물 작황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서늘한 봄과는 달리 여름은 폭염이 지속됐다. 올여름 전국 평균기온은 24.8도로 평년(23.5도)보다 1.3도 높아 1973년 이래 두번째로 기온이 높았다. 열대야(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일수는 12.4일로 평년(5.4일)의 2배가 넘었다.

이는 2000년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폭염일수(하루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 최고 열 지수가 32 이상)도 10.5일로 평년(8.2일)보다 2.3일 많은 것으로 기록됐다.

8월 이후에는 집중호우성 비가 많았다. 8월에 내린 비(374.5mm)는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장마 기간의 강수량(304.2mm)보다 더 많았다.

여름 강수일수가 44.2일로 평년(36.8일)보다 7.4일 많았고 1시간 강수량이 30㎜ 이상인 날이 2.2일로 1973년 이래 세번째로 많아 집중호우성 강수가 많이 나타났다.

특히 서울은 8월 들어 24일간 비가 내려 1908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8월 중 가장 자주 비가 내린 것으로 기록됐다.

가을로 접어든 9월 상순에도 태풍과 집중호우로 많은 비가 내려 8월1일~9월11일 서울의 강수량은 933.2mm로 전체(1~12월) 강수량 평년치 1344mm의 4분의 3가량이 40여일에 집중됐다.

올해 봄 기후가 서늘했던 이유는 온난화와 열대 태평양의 수온이 높은 엘니뇨의 영향이 5월까지 이어졌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온난화와 엘니뇨로 시베리아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냉기가 한반도가 있는 위도까지 내려와 봄철 저온 현상이 지속됐다.

여름철의 폭염과 집중호우가 이어진 것에는 동태평양 해역의 수온이 예년보다 0.5도 이상 떨어지는 현상인 라니냐가 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라니냐의 영향으로 더운 바닷물이 서태평양으로 모여들어 서태평양 지역 해수온도가 예년보다 1~2도 가량 높은 상태를 보였고 이 때문에 여름 날씨에 영향을 주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력을 오랜 시간 강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

덥고 습한 기단이 북태평양고기압이 예년보다 강하게 영향을 끼치면서 여름철 한반도에 폭염과 집중호우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기온 현상으로 한반도에서는 그동안 아열대 지방에서만 볼 수 있었던 생물이 제주와 남부지방 등에 속속 출현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조류연구팀은 아열대 조류인 검은슴새를 지난 7월28일 제주도 조천읍 북촌에서 최초로 관찰했다.

국내 미기록종인 검은슴새는 동남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 등 열대지방과 대만, 하와이 등 아열대 지방 먼바다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바다에서는 최근 아열대성 산호류와 어랭놀래기, 자리돔, 뱅에돔 같은 아열대성 어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후 변화에 따라 열대작물이 남부지방에서 재배되기도 한다.

전남 해남군은 지난해 0.6㏊(헥타르) 규모의 밭에서 파파야와 구아바, 블루베리 등 열대 과일나무 실증 재배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는 블루베리와 비파, 열대채소 재배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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