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인사이드] 희비의 쌍곡선...이정은 웃고 장수연 울고, 강경남 웃고, 정성한 울고

입력 2010-09-06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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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인사이드]

‘아무리 노력해도 머리 좋은 놈 못 따라가고, 머리 좋은 놈 운 좋은 놈 못 따라간다’고 했던가.

실제로 그런 일이 필드에서 벌어졌다. 프로골프세계에서 상위권에 드는 선수는 기량이 엇비슷하다. 그런데 승패가 갈린다. 바로 행운 탓이다. 아마추어들도 마찬가지. OB(아웃 오브 바운스)가 날 볼이 나무 맞고 페어웨이 한 가운데로 기어들어 들어오질 않나, 심지어 그린 옆의 바위를 맞고 홀인원이 나오기도 한다. 이것이 운이다.

그런데 실제로 5일 끝난 국내 남녀 프로골프대회에서 일어났다.

상황1.

리베라CC(파72.6,500야드)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현대건설 서울경제여자오픈(총상금 3억원) 최종일 경기.

누가 보아도 국가대표상비군 장수연(함평골프고1)이 우승했다고 믿었다. 장수연은 이날 3라운드 합계 7언더파 209타로 끝낸 이정은(22.호반건설)의 에 2타 앞서며 마지막 그린을 벗어났다. 이때만 해도 당연히 장수연이 이긴 게임이었고 골프계는 2주 연속 프로골프대회에서 아마추어가 우승했다고 흥분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뿐. 장수연이 골프규칙에 발목이 잡혔다. 15번홀에서 규칙을 위반 것이다.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기 직전 김광배 경기분과위원장이 다가왔다. 장수연은 15번홀에서 두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갔고 세번째 샷을 했다. 아뿔사! 이 때 장수연의 2m 앞에는 캐디백이 놓여 있었고 이것이 화근이 됐다.

골프규칙 8-2는 ‘스트로크가 진행되는 동안 플레이 선상 또는 그 선 가까이나 그 홀을 넘어 연장선 위에 어떤 장비도 세워두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홀에서 장수연은 파를 기록, 경기를 계속했지만 갤러리가 대회조직위원회에 캐디백이 앞에 놓여 있었다는 사실을 제보했다. 경기위원들은 비디오 판독을 한 뒤 2벌타 판정을 내렸다.

갑작스런 폭우속로 잠시 쉬었다가 18번홀(파4)에서 연장전에 들어간 두 사람. 이정은 파온을 시켰고 장수연은 그린을 오버. 장수연의 어프로치는 홀을 지나쳤고 홀은 연장기회의 파 퍼팅을 외면했다. 이정은 핀에 붙여 파를 잡았다. 결국 이정은은 ‘행운의 우승’으로 통산 3승째를 올렸고 상금 6천만을 손에 쥐었다.

반면 장수연은 지난주 LIG클래식에서 국가대표 배희경의 우승에 이어 아마추어 연속 우승이라는 기록 달성을 앞두고 통한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한편 아마추어 선수가 KLPGA 투어에서 2주 연속 우승한 기록은 1995년 미도파 여자오픈과 크리스찬디올 여자오픈에서 잇따라 정상에 오른 박세리(33)가 갖고 있다.

상황2.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제5회 메리츠솔모로오픈(총상금 3억원)에서 ‘행과 불행’이 교차했다. 최종일 경기 18번홀(파3.156m)에서 연달아 홀인원이 2개나 나왔다. 사실 18홀 골프장에서 첫 홀과 마지막 홀이 파3인 경우가 드물다. 양지파인CC 첫 홀이 파3가 있고 일동레이크 18번홀이 파3다.

이번 대회가 열린 솔모로CC(파72. 6,771야드) 18번홀도 파3다. 그린앞쪽에 호수가 있고 그 안에 바위와 나무로 장식된 조경이 인상적이다.

행운아는 강경남(27.삼화저축은행). 17번홀까지 1언더파. 18번홀에서 샷한 볼이 핀앞에 떨어지더니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 들어가 에이스를 기록한 것. 덕분에 이 홀에 걸려있던 폭스바겐의 파사트 승용차(4천500만원 상당)를 부상으로 받은데다 한꺼번에 2타를 줄여 4라운드 합계 3언더파281타(73-67-73-68)로 순위도 2위로 끌어 올려 5천만원의 상금을 챙겼다.

뒤이어 국가대표 출신의 정성한(29.테일러메이드)도 강경남보다 더 핀에 가깝게 낙하시킨 뒤 홀인원을 잡았다. 흥분한 정성한은 강경남의 홀인원을 몰랐던지 발을 껑충껑충 뛰며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강경남이 이미 승용차를 확보한 상태여서 정성한은 공동 5위(1언더파 283타)에 오르는데 만족해야 했다. 홀인원 상은 본선에서 먼저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진다.

한편 이승호(24.토마토저축은행)는 합계 10언더파 274타(66-70-71-67)를 기록, 2위와 무려 7타차의 여유를 보이며 정상에 올라 4년 연속 ‘위너스클럽’에 들었다. 이승호는 이번 대회서 첫 날부터 선두에 나서며 ‘와이어투와이어’우승으로 1억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이승호는2007년 삼성베네스트오픈에서 프로 무대 첫 우승에 이어 2008년 1승, 2009년에 2승을 올린 뒤 올해도 우승컵을 안아 4년 연속 승수를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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