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한 DTI 완화인가?

입력 2010-08-27 14:00 수정 2010-08-2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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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방침에 가계부채發 금융 건정성 악화 우려

정부가 오는 29일 내놓을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놓고 건설업체 등 부동산업계가 기대감을 갖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방침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부동산 하락이 대세인 상황에서 차후 충격을 확대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정부의 현재 부동산 침체에 대한 원인 진단부터 잘못 됐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DTI 완화는 대출 한도를 높여 거래를 활성화하자는 데 있는 것으로 풀이되지만 현재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동산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저렴한 보금자리 주택의 등장으로 여타 민간분양에 수요자들이 참여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 부동산시장 전망을 내리막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부동산은 개발시대부터 시작해 버블 상황에 이르렀고 이제 제 자리를 찾아갈 일만 남았다는 판단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또한 가격 상승기 무분별한 건설사의 과잉공급도 부동산 버블 형성에 기여한 만큼 구조조정도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DTI 완화로 억지로 돌리려는 정부 발상이 졸속이라는 견해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DTI 완화는 금융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안그래도 현재 가계부채가 700조원을 넘어서고 저금리가 대출을 부추기는 상황에서 이를 완화하는 것은 가계의 부실을 더 키울 가능성이 높다.

가계부채 중 주택담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는다.

대출이자 부담의 확대는 경기 활성화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해 서민경제 침체의 주범으로 꼽히는 상황이다.

DTI 완화는 현재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금융 건전성 강화 움직임에도 역행하는 조치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지기의 부실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지면서 현재 선진국을 중심으로 금융 규제 방안이 도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우리나라에서 금융 규제를 오히려 완화하는 정책이 추진된다는 것도 어울리지 않는 발상이다.

이번 부동산 활성화 대책 발표는 지난달 DTI 완화 문제를 놓고 경제부처와 국토부의 이견에 이어 실태조사 결과를 가지고 다시 논의하기로 하면서 연기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대책 연기 발표에 앞서 경제 관련 부처는 이미 DTI 완화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진동수 금융위원장 등은 금융 건전성을 위해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신현송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도 우리나라가 금융위기 당시 상대적으로 크게 흔들리지 않은 것이 DTI 덕이었다는 의견을 대전에서 개최된 IMF 아시아포럼에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대책 발표에서 DTI 완화 방침이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치권과 국토부의 부동산 활성화대책 마련 요구가 큰 상황에서 경제 부처의 견해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26일 DTI 완화가 자산이 있는 계층의 담보대출을 제한하는 조치이기 때문에 가계부채 문제가 악화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총재의 발언은 자산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자산가치의 하락 가능성이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점을 외면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정부 방침에 우려를 갖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가계부채가 늘어날수록 가처분소득과 소비에 부담이 된다”면서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가 가계부채가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과 균형을 이룰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허석균 KDI 금융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현재 DTI 한도가 50%인 서울에서 실제로는 23%만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볼 때 완화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라면서 “정부 방침이 무엇을 위한 부동산 거래 활성화인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허 연구위원은 “특정시장을 살리기 위한 부양책이 아니라 거시경제 안정화에 도움이 되고 전체 안목에서 성장을 견인하고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이 나올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정부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만큼 정부 정책이 나오고 판세가 기울어지면 거래는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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