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노동자의 임금이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부담이 늘 것이란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또 중국 정부의 위안화 절상 추세가 맞물려 기업의 수출가격경쟁력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민간경제연구소와 전문가들은 중국의 임금 인상이 단기적으로는 중국 내 한국기업에게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내수 시장 확충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 등에 전기부품을 납품하는 A회사는 올 초 중국 동부연안 칭다오에 있는 생산기지를 철수했다. A사 관계자는 "최근 1~2년 사이에 인건비가 4배 이상 올랐다"며 "중국 내 판로 개척이 어려울뿐더러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철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의 임금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23일 최근 3년 동안의 임금 증가세가 연 16%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이와 같은 임금 인상이 노동생산성 향상 속도를 넘어설 때, 기업에 생산비용 증가라는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썬쟈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임금 인상 의지를 감안할 때 향후 임금 상승률이 노동생산성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의 부담이 가중되고 순익은 감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임금 인상이 중국 정부의 위안화 절상 정책과 맞물려 기업의 수출가격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LG경제연구원은 위안화 환율은 2015년까지 15% 안팎 추가 절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외국기업들의 수출가격경쟁력의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 노동자의 임금 인상은 장기적 관점에서 실보다 득이 많을 전망이다. 민간연구소와 전문가들은 임금 인상이 장기적으로 13억 인구의 거대한 중국 내수시장을 확충해 줄 것이라며 국내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안겨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22일 2000년~2009년 동안 중국 도시지역의 가처분소득은 2.7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중국 소비재 시장은 연평균 13.8% 증가해 2009년 기준 12조5000억 위안(1조9000억달러)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중국 근로자의 구매력 상승이 필연적으로 소비재 시장을 확충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분석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니미스트는 지난달 31일 경제회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라며 중국의 임금인상이 미국이 요구하는 위안화 절상보다 더 큰 효과를 가져다 줄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임금상승은 양날의 칼과 같아 모든 업종에 혜택이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집약의 정도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은 노동집약적 산업인 섬유, 의류, 부품 제조업 등은 당장 임금 상승에 대한 역풍을 맞을 수 있지만 화학공업, 전자기기와 같이 노동비용이 낮은 업종은 영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임금이 높아진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산업을 이동해야 한다고 연구원은 제안했다.
이만용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임금인상 등의 생산요소 비용 증가 등으로 중국에 대한 투자매력도가 낮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삼성, LG와 같이 기술력 우위를 가지고 있고 설비투자 규모가 큰 경우에는 큰 의미가 없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