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화장실은 변신중

입력 2010-08-16 15:31 수정 2010-08-1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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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ㆍ도시철도공사등 쾌적한 지하철 화장실 만들기 '총력'

# 박(32ㆍ여)씨는 다급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지하철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는다. 북적이는 인파, 지저분한 환경 등 여러 면에서 이용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 회사원 윤(27ㆍ여)씨는 백화점에서 쇼핑 후 집으로 돌아가려다 볼일이 급해 화장실을 들렀다. 두손 가득에는 쇼핑한 물건으로 묶여있어 화장실을 들어가 가방걸이를 찾았다. 하지만 가방걸이는 찾아볼 수 없었고 결국 B씨는 쇼핑백들을 바닥에 내려놓은 채로 볼일을 볼 수밖에 없었다.

# 출산한지 얼마 안된 C씨(29ㆍ여)는 출산 후 오랜만에 바깥나들이를 나왔다. 나들이 후 아이의 귀저기를 교체하려 찾은 지하철 화장실에는 기저귀 교환대를 찾아 볼 수 없었다. 결국 우는 아이를 달래며 인근 백화점 기저귀 교환대를 찾아 어렵게 아이의 기저귀를 갈 수 있었다.

#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장애우 D(34ㆍ남)씨는 지하철 화장실에 불만이 많다. 남녀화장실이 구분 돼 있지 않아 급한 볼일이 있어도 지하철 화장실 이용을 꺼린다. 휠체어 때문에 계단이 있는 남성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 역시 힘든 처지이다.

서울 지하철 화장실이 변화에 나섰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불편을 토로하는 지하철 이용객들의 목소리를 수렴해 실천에 나서기로 했다.

얼마 전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이용고객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리모델링을 했다고 밝혔다.

서울메트로(1~4호선)는 지난해 종각·시청(2호선)·신당·구의·신촌·홍제등 12개역 화장실을 리모델링했다. 여자 화장실을 66칸에서 128칸으로 늘리고 화장대를 설치했다. 아울러 안전한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조명은 입구에 CCTV를 설치했고 남녀를 구분한 장애인화장실엔 비데를 놓았다.

도시철도공사(5~8호선)가 리모델링한 곳은 김포공항·송정·오목교·여의도·여의나루·마포·공덕·광화문·답십리·장한평·아차산등이다. 여자 화장실은 변기 수를 2배 가량 늘렸고 장애인화장실을 남녀 따로 만들어 이용하기 편리한 환경을 만들었다.

아울러 서울메트로는 휠체어 사용자 등 교통약자들이 편리하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하철 내 화장실 입구의 계단 및 경사로를 2014년까지 연차적으로 모두 낮출 예정이다. 현재 120개역 중 화장실 경사로 및 계단이 높은 곳은 모두 46곳이다.

▲5호선 천호역 남자화장실 내부(서울도시철도공사)

지하철 5호선 천호역 화장실은 백화점 화장실 못지않은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벽면은 타일로 장식해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독특한 설계로 미관뿐 아니라 효율성을 높였다.

천호역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리모델링을 완료한 이후부터 화장실을 찾는 이용객들이 많이 늘었다. 리모델링 이후에도 매시간 청소해 점검하고 매월 2회씩 전문청소를 하는 등의 꾸준한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어린이 대공원역 화장실 입구 ▲오른쪽=어린이 대공원역 '가족형 다목적 화장실(서울도시철도공사)
어린이 대공원역 화장실은 이용객 편의에 맞춰 높이별로 세면대를 설치 하는가하면, 입구 벽면에는 아이들의 시각에 맞춰 동물캐릭터 그림들로 꾸며 놓았다. 또 안전손잡이·샤워기·아동용 소형 변기등이 설치된 '가족형 다목적 화장실'이 들어섰다.

역 관계자는 "지하철 화장실이 불결하고 위험하다는 고객인식을 전환, 눈높이를 맞추고자 화장실 이용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 이용객은 "과거에는 아이들과 지하철 화장실 이용 자체를 꺼려했는데 어린이 대공원역은 가족단위 이용객이 많은 만큼 배려를 많이 해 놓은 모습이 좋았다. 청결하고 위생적인 관리역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아이디 성금이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공공 화장실이 아닌 호텔 로비보다 더욱 아름다운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 화장실 정말 멋있네요"라고 도시철도공사 고객의 소리 코너에 글을 게제했다.

서울메트로 고객에 소리 게시판에는 "제가 좀 까다로워서 지하철 화장실은 이용하지 않는 편인데 볼일이 급해 신당역 화장실을 이용했어요.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무척 깨끗해서 기분도 좋아지고 지하철 화장실에 대한 생각도 변했어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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