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의 스탁 스나이퍼] 낭중지추(囊中之錐)를 찾아라

입력 2010-07-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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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한 무명작가가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져 있던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소설로 출간했다. 책 표지 그림부터 덕혜옹주의 쓸쓸한 인생이 그대로 느껴지는 이 소설을 통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덕혜옹주에 대한 재조명과 무명의 작가 역시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일본식으로 꾸며진 고종의 장례식에서 우두커니 아무 말 없이 앉아 눈에는 마음속에서 끓어 넘치는 분노를 꾹꾹 눌러 담은 옹주의 단호한 한 마디.“낭중지침이라 하였어...”

이 책을 읽은 많은 독자들은 옹주의 낭중지침이라는 부분이 강한 뇌리에 남는다고 한다. 낭중지침은 낭중지추(囊中之錐)로 주로 쓰인다. 낭중지추란 주머니 속에 든 송곳은 그 끝이 뾰족해 주머니를 뚫고 나오는 것과 같이 포부와 역량이 있는 사람은 많은 사람중에 섞여 있을지라도 눈에 드러난다는 말이라고 한다.

삼성전자와 국내 선두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LG전자가 최근 초라한 경영실적과 경쟁능력 부재등 여러 문제에 대해 시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5조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는 고작 2500억원 내외의 영업익이 예상되고 있다. 2등주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초라한 성적표다.

연구개발 보다는 당장의 실적에 치중한 나머지 단기적인 성과만 중시하는 LG전자 남용 부회장의 경영이 낳은 결과라는 것이 시장의 지적이다. 한 때 남용 부회장의 책임론이 일며 교체될 것이라는 업계와 주식시장의 전망과는 달리 LG그룹 구몬부 회장은 물론 구자경 명예회장까지 여러 우려를 잠재우고자 나섰다.

남용 부회장도 구조조정은 없다며 위기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들은 긍정의 리더십을 설파함과 동시에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주가 부진에 손해를 보고 있는 주주들을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LG전자는 포부와 역량이 있는 경우 어디서나 눈에 드러난다는 낭중지추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형국이다.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들은 대량 매도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매수에 나서고 있다. 그 속을 들여다 보지 않고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사이자 2등주라는 고정관념에‘언젠가는 오르겠지’라는 막연한 기대 심리에 매수하는 것은 아닌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수년간 한국형 원자력 발전소의 제어기기 부분을 연구개발한 끝에 성공한 우리기술은 결국 시장에 드러나 주가가 급등하며 주주들에게 큰 수익을 안겼다.

올해에는 한솔LCD, DMS 등 반도체와 LED관련 업체들이 지난 수년간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끊임없는 연구개발 등의 노력의 결과에 대한 평가를 받으며 주주들에게 큰 수익을 안겼다.

최근에는 지난 해 300억대의 매출액을 기록했던 에스엔유가 연일 수주를 따내며 실적 호전을 보이면서 연일 상승세다.

겉모습만 번듯한 것을 보지 않고 그 속을 보고 투자한 투자자들은 수익을 얻은 것이다. 다시 말해 인간사에서만이 아닌 주식시장에서도 낭중지추는 통하며 이런 주식을 찾아야 수익을 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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