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발式 농협, 이번엔 택배까지 손 뻗치다

입력 2010-07-19 07:01 수정 2010-07-20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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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젠택배 인수 적극 추진... 영세업체 枯死 위기

거대 자본을 지닌 농협이 택배업에 새로이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규모 영세 택배업체들의 고통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농협은 유진그룹의 물류부문인 로젠택배 인수를 통해 택배업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이 로젠택배를 인수하게 되면 우체국에 이어 두 번째로 공기업의 택배시장 진출 사례가 된다.

업계에선 농협의 택배 사업 진출로 그렇지 않아도 택배업체간 과당경쟁으로 택배종사자들의 근로조건은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택배업계는 대한통운과 우체국택배, 한진택배, 현대택배, CJGLS 등 5개 사가 전체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택배업체 수는 2002년 9개에서 지난해 말 19개로 배 이상 늘어났고, 택배업 종사자 수도 3만여 명을 넘어섰다.

2002년 3700원에 달하던 박스당 택배 평균단가는 지난해 2500원이 채 안 돼 30% 이상 떨어졌고, 택배기사들은 하루 평균 12시간씩 일하며 적정량보다 30개 이상 많은 180개의 물량을 운송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협이 택배업에 진출하려고 하는 배경은 올 하반기 예상되는 중기홈쇼핑 사업자에 농협이 선정될 가능성이 확실시되고 있고, 그럴 경우 배송 네트워크 망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농협의 자회사인 농협물류가 있지만, 택배업까지 하기에는 버거운 상태다.

이에 농협물류 관계자는 "현재 다각도로 택배업 진출을 고려중이다"라며 "하지만 상대적으로 유진그룹이 적극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유진그룹에서 매각할 확실한 의지가 크지 않고, 현재 재무적 투자자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으로 유진그룹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농협이 어떤 형태로든 택배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거기다 올해 말 택배업법이 신설될 예정이어서, 이럴 경우 택배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업체들의 진입장벽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 역시 농협이 로젠택배를 인수해 택배업에 진출하고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거기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들어가 있는 유진그룹의 주채권은행이 바로 농협이라는 점도 농협의 로젠택배 인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이 유진그룹의 주채권은행이기 때문에 인수가 어렵지는 않을 것이며 농협과 재무약정을 체결한 유진그룹으로서는 농협이 제시하는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움직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농협의 택배업 진출에 대해 긴장하는 분위기다. 비록 로젠택배가 맡아오던 일이 중대형 화물 위주여서 기존 택배업과는 거리가 있지만, 거대 자본이 들어온다는 점에서 업계에 미칠 파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이 택배업에 진출하고 또 올해 말 택배업법이 신설되면, 택배업계의 구조조정도 활발해질 것"이라며 "부실한 택배업체들은 인수합병이 되거나 없어질 가능성이 크고 건실한 택배업체만 살아남는 구조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입장에서는 농협의 택배업 진출이 업계에 미칠 파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왜냐하면 농협은 우체국 택배와 달리 신규로 진출하는 것이 아닌 기존 업체 인수를 통해 진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업계 관계자는 "농협이 진출하겠다는 택배업은 우체국택배처럼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아닌 기존 로젠택배를 인수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업계에 미칠 파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 택배시장은 성지건설 계열인 하나로택배 사업철수 등을 시작으로 중소택배사의 몰락이 예상되고 있어 농협의 진출이 업계에 미칠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이 택배업에 진출하면 분명 중소 택배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농협의 파급력은 우체국에 버금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역 네트워크를 이용해 활동하는 지역 택배사들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농협이 주력으로 취급하는 것이 농수산물이고 지역에서 그런걸 취급하는 지역 택배사들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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