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의 스탁 스나이퍼] 오만과 편견(Pride & Prejudice)

입력 2010-07-0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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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으로 만남은 시작되고 첫 인상의 껍질을 한 꺼풀 벗겨내면 그 안에는 영롱하게 빛나는 보석같은 사랑이 있다”

영국의 여류작가 제인 오스틴은 자신의 소설인 '첫인상'에서 10초도 안 되는 짧은시간에 한 인간의 첫 인상이 결정되는 것이라면 그것은 편견에 사로잡힌 우리 인간이 범하는 오류요 오만함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특히 사랑이 시작될 때 남자들은 오만에 빠지기 쉽고 여자들은 편견에 곧잘 빠진다는 것. 사랑이 시작될 때 빠지기 쉬운 오만과 편견은 주식투자에 있어서도 종종 범하는 오류중 하나다.

올 들어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상장사는 단연 삼성생명. 주관사 선정부터 청약과 상장에 이르기까지 증시에서는 하나하나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특히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대주주인 만큼 그룹 지배구조의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상장 전 삼성생명은 장외시장에서 150만원(액면분할 前)을 훌쩍 넘게 거래되기도 했다. 서울 강남의 부유층 사모님들은 수억원의 사모펀드를 구성, 삼성생명에 투자하기도 했고 장외시장에서는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단 한 주라도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편법거래가 난무하기도 했다.

거품과 과열이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투자자들의 '삼성생명 사랑'은 끝이 없었다. 결국 삼성생명은 19조8444억원이라는 역대 최대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국내 최대 규모의 공모주 청약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삼성생명은 상장 직후 단숨에 시총 4위에 오르며 금융 대장주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삼성생명은 상장 후 주가가 곤두박질치며 공모가(주당 11만원) 아래로 떨어졌고 10만원을 겨우 지키고 있다. 삼성, 이건희라는 이미지에 삼성인데 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낳은 결과다.

냉정한 판단과 분석이 아닌 막연한 이미지와 기대 심리로 오만에 사로잡혀 투자 실패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편견에 사로잡혀 투자 수익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상장사 매출이 호프집 매출만도 못하던 삼영홀딩스가 대표적인 경우다. 자산은 좋지만 지난 수년간 매출 부진과 사업성에 대한 의문에 투자자들의 관심권 밖이었다.

지난해부터 M&A(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나온 삼영홀딩스는 인수희망자들로부터도 외면 받아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인수희망자 입장에서 대주주의 매각희망가가 터무니없이 높다는 것이었다.

투자자들은 물론 M&A시장에서도 편견에 사로잡혀 색안경을 끼고 삼영홀딩스를 쳐다본 것이다. 하지만 삼영홀딩스는 4이동통신 대주주이며 이 4이동통신에 삼성도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금은 시장의 관심주가 됐다.

정해진 답이 없는 주식시장. 고정관념에 의문을 품고 남들과 다른 시각을 갖고 막연한 오만과 편견에 벗어날 때 인간관계는 물론 투자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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