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시달려

입력 2010-06-1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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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사용 안 하는 비중 부동산 이어 2위

국내은행 및 금융업 종사자의 업무 스트레스가 극도로 과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형식상 유급 연차와 월차 등 휴가 일수가 많지만 업무상 사정으로 인해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여직원의 경우에는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유산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직장인 15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SC제일은행과 홍콩의 비영리기구인 커뮤니티 비즈니스 그리고 한국의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이 함께 조사해 발표한 '일과 삶의 균형'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은행 및 금융업 종 사자는 유급 연월차 휴가일수가 16.1일을 기록해 전체 응답자 평균 13.4일을 초과 했다.

하지만 휴가를 실제 사용하지 않는 근로자 비중이 43.6%를 기록, 부동산 43.7%에 이어 업종별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으며 각 업종 평균 25.2%를 크게 상회했다.

형식상에는 근무 여건을 조성한 듯 보이나 과도한 업무로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조사결과 은행 및 금융업이 직장업무와 개인생활 비율이 81.4 대 18.6을 차지해 생활 자체가 업무에 치중돼 있다고 풀이된다.

이 업종은 해당 업종 종사 응답자 중 32.2%가 매일 초과 근무자였으며 11.9%가 주 3~4회, 14.8%가 주 1~2회라고 답변해 절반 이상이 빈번한 초과 근무자들이었다.

실제 지난 2010년 2월 15일 국민은행 IT팀장이 한강에 투신 자살했다. 유족과 국민은행 노동조합에 따르면 자살 이유는 과중한 업무량 스트레스였다.

또 여성 종사자들 과도한 업무 사례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모 언론사 보도에 따르면 임신 3개월째인 하나은행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이 모 대리는 지난달 은행에 육아휴직을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 하나은행 여직원들은 그동안 임신과 동시에 휴직을 신청할 수 있었다.

당시 이 대리는 몇 년 전 임신했을 때 업무 스트레스로 유산 경험이 있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보도된 내용은 개별 지점 사례"라며 "당시에도 임신했을 경우 증명서만 납부하면 바로 휴직이 가능했다"고 해명했다.

하나은행 노조 관계자도 "회사에서 공지사항으로 인력 부족으로 임신 7개월 이후에 휴직을 권고하는 공지가 떴지만 유산 가능성이나 건강상 휴직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으면 바로 휴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하나은행의 지점에 대한 관리 감독이 철저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한편 금융권 종사자들은 외부에 보이는 것과 달리 노동강도가 높다고 주장했다.

한 금융 관계자는 "창구가 열리는 시간이 노동시간으로 생각하면 잘못된 오해"라며"실제 업무는 은행문이 닫히는 마감 시간 이후부터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 사람들이 적은 노동 시간에 많은 월급을 받는다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실제 퇴근이 저녁 10시를 넘어서는 경우도 많다"며 "합리적인 근무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연간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 수조원까지 버는 상황에서 열악한 근무 여건을 고수하고 있어 사회적 비난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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