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태성의 글로벌프리즘] 일본의 리더와 리더십

입력 2010-06-03 13:55 수정 2010-09-28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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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있어야 리더십이 있을텐데. 진정한 리더가 없다. 일본 얘기다.

정치와 행정을 근본부터 바꾸겠다며 야심차게 취임했던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2일 사임의사를 밝혔다. 취임 이후 9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셈이다.

지난해 9월 하토야마 내각은 화려하게 출범했다. 54년만에 자민당에서 민주당으로 정권을 교체한데다 지지율은 80%에 육박했다.

문제는 리더십이었다. 유럽발 재정위기 사태 덕에 국민들은 일본경제의 부진을 정권에 묻지 않았지만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하토야마 8개월 천하의 배경이다.

하토야마의 직접적인 사임 이유는 미숙한 외교였다. 오키나와현 후텐마 소재 미 해병대 비행장 이전 문제를 둘러싸고 국민들에게 안긴 실망이 너무 컸다.

임기 내내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로 오락가락한 끝에 미국과의 관계는 악화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토야마 스스로도 말을 바꾸면서 총리로서의 자질 문제를 불러왔다.

민주당 지도부의 정치자금 문제까지 겹치면서 하토야마는 사면초가에 빠졌고 결국 사임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게 됐다.

하토야마의 사임은 일본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일본은 제2차대전 패전국이라는 오명을 벗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는 세계 2위일지 모르지만 일본의 경제대국 지위가 상승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시아의 패러다임은 일본을 넘어 중국으로 이동한지 오래다.

일본은 스스로의 문제가 무엇인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때다. 역시 2차대전 패전국이었지만 유럽 최대 경제구역으로 도약한 독일을 본 받을 필요가 있다.

독일이 경제 성장과 함께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정립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사를 정리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반일 감정은 여전히 뿌리깊다. 역사 왜곡 문제와 독도 소유권 주장 등 잊을만 하면 터지는 일본의 망언은 이제 지겨울 정도다.

과거를 정리하지 못하는 리더는 리더로서의 자격이 없다.

7일 출범하는 민주당의 집권 2기는 간 나오토 부총리 겸 재무상이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정권에게 실릴 힘의 무게는 참의원 선거 결과에 달려 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참의원 과반을 확보하면 안정적 집권기반을 구축할 수 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중의원마저 조기 총선이라는 기로에 서게 된다.

리더십의 부재로 허덕이는 일본이 차기 정권에서 진정한 리더를 만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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