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충남 당진에서 열린 동국제강 후판공장 준공식에 '철강협회장' 자격으로 참가한 포스코 정준양 회장은 대우인터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나란히 앉았던 그는 기자들의 대우인터와 관련된 질문에 "기다려봐야죠"라는 짧은 한 마디를 남긴게 전부였다. 본입찰 직후 치러진 공식석상에서 시종일관 덤덤한 표정으로 감정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포스코는 이번 인수전에서 막대한 자금력과 향후 시너지 효과를 앞세웠지만 한편으로 대형 M&A에 성공한 경험이 없다는 것이 하나의 약점으로 작용했다.
나아가 본입찰 직전 롯데그룹 총수일가가 모여 입찰가에 대해 '배포 큰 배팅'을 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문경영인 체제의 포스코가 불리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팽배했다.
그러나 결국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정준양'이라는 전문경영인 체제의 포스코가 오너중심의 재벌그룹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대외적으로 포스코 체제의 건재와 역량을 과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나아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우려도 씻어낼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2008년 말 고배를 마셨던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대한 '쓰라린 기억'에서 벗어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다른 재벌 그룹과 달리 `오너'가 없는 전문경영인 체제인 포스코가 태생적으로 안고 있던 과감성과 책임경영 부재에 대한 우려를 털어내는 효과도 예상된다.
임기 중반으로 접어든 정준양 회장은 결단력 있는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로 자신의 입지를 탄탄히 구축할 수 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