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한식세계화, 대기업만의 잔치로 끝나나

입력 2010-05-1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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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정부, 대기업 횡포 견제책 및 실질적 지원 방안 필요"

“전세계가 글로벌화 되면서 세계 각국의 음식을 어느 나라에서든 쉽게 접할 수 있지만 한식은 최근 들어 중식과 일식등에 질려버린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찾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을 찾은 한 유럽 바이어의 말이다.

13일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에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최근 한류붐을 타고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한식’이었다.

코트라와 한국식품공업협회의 공동 주최로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총 33개국 400개사가 참여, 전년대비 부스수도 약 20%가 증가했을 정도로 역대 최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한식세계화 성공 가늠해 보는 자리= 주최 측은 특히 이번 행사에 올해 3월 출범한 한식재단과 함께 한식 홍보관을 마련, `한식 세계화'에 중점을 두고 홍보활동을 벌여 주목받았다.

한식재단은 올해 처음으로 해외 한식당에 진출하려는 예비창업자들을 위해 인테리어 컨설팅을 펼치고 있다. 전문형, 고급형, 대중형 등 각기 다른 인테리어를 선보이며 그에 따른 자재 재질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을 펼쳐 예년에 비해 한층 실용적인 박람회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인기몰이중인 막걸리 세계화를 위해 전통주문화진흥원(이하 진흥원)은 별도의 홍보부스를 마련, 인삼막걸리, 송이버섯 막걸리등 이색원료로 만든 시음회를 펼쳐 외국인 바이어들의 상당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진흥원 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외국인들은 가장 기본 맛에 충실한 생막걸리를 선호했다”며 “이번 박람회를 통해 외국 바이어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하며 이를 통해 국내 업체들이 수출전략을 마련하는 데 좋은 참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새롭게 선보인 제품들은 외국인 뿐 아니라 국내 바이어들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며 상담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이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의성흑마늘영농조합이 선보인 ‘청국장초코볼’. 이 제품은 기존 청국장환을 아침식사 대용품으로 인기가 높은 시리얼로 재가공한 것으로 청국장의 다소 거북한 맛을 줄인 게 특징이다.

또 선농원 영농조합법인의 수박가공 브랜드 ‘선인그린’제품들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업체는 세계최초로 수박된장·고추장, 수박스낵, 수박비누, 수박차 등을 개발 선보이며 중소업체로서는 이례적으로 잼, 고추장, 된장, 차등 수박가공제품에 대한 미국 FDA승인 등록을 하기도 했다.

◇한식세계화, 中企 vs 대기업 양극화 우려= 이번 박람회를 통해 한식은 이제 우리만의 것이 아닌 세계화가 가능한 음식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참가자들의 전반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나본 중소업체 관계자들은 아시아지역을 넘어서 북미, 유럽등으로 유행을 타기에는 아직은 현실적으로 걸림돌이 많다는 지적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수출 상담을 할 때 흔히 외국 바이어들은 국내에서의 반응을 물어보고 이를 계약체결을 함에 있어 중요한 판단 잣대로 생각하기 때문에 국내의 성공여부도 상당히 중요하다”며 “하지만 대기업에 OEM을 비롯한 납품을 통해 매출 및 인지도를 알려야 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우수한 품질 개발을 하고 싶어도 대기업의 무리한 단가요구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저급한 원료를 써서 공급을 해야 하고 제품 경쟁력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면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는 (주)범우는 이같은 이유로 B2C대신 B2B사업으로 사업방향을 수정한 사례다. 이 회사는 친환경 라면제품을 삼육식품에 OEM으로 공급하면서 틈새를 공략하고 있고 양파, 녹차, 인진쑥, 백년초로 만든 일반 국수제품은 기업들의 선물용으로만 공급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당초 대기업 유통기업들의 PB제품으로 공급을 계획했지만 대기업들이 저가만 찾는 바람에 고품질의 원료를 쓰는 제품 컨셉상 다른 경로를 찾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올해 28살의 나이로 청년창업을 결심하고 지난 1월 회사를 설립한 웰빙테이블 서동주 대표는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연초 국내 최고의 제빵기업에 쨈 공급계약이 성사직전까지 갔지만 인건비도 안나오는 무리한 납품요구에 사실상 내수시장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며 “국제식품산업대전에 참가한 목적도 수출을 통한 판로확보만이 살길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씨는 "정부가 중소기업을 위한 각종 정책을 쏟아내고는 있지만 기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 체감하는 부분이 거의 없고 대기업에 대한 견제가 이뤄지지 않아 사업을 운영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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