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력식품 1...해구신’은 정력에 좋을까

입력 2010-05-13 16:28 수정 2010-05-1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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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연(한국전통의학연구소ㆍ한의학 박사)

'이거 말이야 정력에 그만이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성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것을 들자면 ‘정력에 좋은 음식’을 빼놓을 수 없을 게다. 양방의 ‘플라시보’ 효과처럼 한방에서도 비슷한 이론이 있다.

‘동기상구(同氣相求)’라는 것인데, 비슷한 것을 먹으면 유사한 효과를 얻는다는 뜻이다. 여기에 근거해서 동물의 성기나 고환 등 생식기를 먹으면 자신의 정력이 세질 것으로 믿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믿음의 최대 희생자는 아마 ‘해구신(물개의 성기)’으로 대표되는 물개일 것이다. 물개는 수컷 한마리가 50마리 이상의 암컷을 거느리며, 석 달 가까이 지속되는 발정기(2∼3개월 지속) 때면 하루에 10회 이상 교미를 한다.

그런 까닭에 해구신은 최고의 정력제로 통하며 비싼 값에 팔려 왔다. 동의보감에도 ‘해구신은 지나친 성생활로 육체가 피로하고 허해져 정력이 떨어지거나 기력이 쇠약해졌을 때 유용한다’고 돼 있다.

그런데 해구신에서 정력과 관련된 성분은 ‘안드로스테론(남성의 오줌 등에 소량 들어있는 호르몬)’이란 남성 호르몬 정도다. 이 호르몬은 성 기능을 강화하고 단백질 합성을 촉진시켜 정력 강화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준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 남성은 물개의 음경(성기)을, 중국 남성은 고환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남성 호르몬은 고환에 있으니 음경만을 주로 섭취하는 한국 남성은 괜한 헛수고를 한 셈이다.

중국인들이 선호한다는 코뿔소의 뿔도 우뚝 솟은 생김새 때문에 해구신처럼 정력제로 통한다. 뿔의 주된 영양소는 칼슘인데, 칼슘이 정력을 돕는다는 연구결과는 아직 없다.

앞서 언급한 한방의 동기상구 이론은 동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남성의 생식기(음경이나 고환)를 닮은 식물성 식품도 정력제로 여긴다.

대표적인 예가 바나나ㆍ감자ㆍ고추ㆍ아스파라거스ㆍ오이ㆍ옥수수ㆍ아보카도ㆍ토마토 등이다. 이들 가운데 토마토(항산화 성분인 라이코펜 풍부)ㆍ아스파라거스(아스파라긴산 풍부) 정도가 장기적으로 정력 증진에 유익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뱀ㆍ산양 등 정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동물들도 정력제로 대접받아왔다. 특히 뱀은 72시간 정도 교미를 한다지만 이렇다 할 정력 증강 성분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밖에 동물성 강정식품으로 꼽히는 것으로 개고기ㆍ흑염소ㆍ자라ㆍ개구리ㆍ새우ㆍ미꾸라지ㆍ잉어ㆍ피조개ㆍ뱀장어ㆍ오징어ㆍ낙지ㆍ오골계 등이 있지만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뱀을 필두로 뱀장어, 개고기 등 정력 식품으로 알려진 것은 대부분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동물성 식품이다.

콜레스테롤은 남성호르몬의 기본 재료여서 과거 잘 살지 못한 시절에는 나름대로 정력 증강에 보탬이 되는 측면이 있었다. 반면 요즘은 생활수준이 높아져 동물성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다.

그러니까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식품은 오히려 고지혈증ㆍ당뇨병 등 발기부전의 원인이 되는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이제 정력 식품을 찾고자 한다면 비싼 동물성 정력제보다 식물성 식품이나 해산물 쪽으로 눈을 돌리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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