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상최대 실적 즐겁지 않은 수입차업계

입력 2010-05-1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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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 늘어나면 뭐하나요. 팔아도 수익이 많이 나야할텐데 그렇지 않으니 답답하죠."

최근 만난 한 수입차 임원의 말이다. 그는 언론에서 지난달 수입차 판매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언론의 보도가 부담스럽다고 한다. 이익도 많이 남아 협찬이나 광고를 더 해야할 것 같은 주위의 '압력' 때문이다.

최근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밝힌 '4월 수입차 등록자료'를 보면 협회에 등록된 23개 브랜드들은 지난 4월 총 7208대를 판매해 지난 3월에 이어 사상 최고 판매를 기록했다.

브랜드별로는 BMW가 981대로 1위를 차지했으며, 그 뒤를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토요타 등이 차지했다.

차종별로는 토요타의 중형세단 캠리가 467대를 판매해 베스트셀링 모델 1위를 차지했으며, 포드의 토러스3.5 역시 456대를 판매해 베스트셀링 모델 2위에 오르는 '이변'을 낳았다.

하지만 그 속살을 들여다보면, 이들 업체들의 사정이 마냥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실례로 한국토요타의 경우 이번 판매 기록을 통해 리콜 사태 후유증을 완전히 회복한 것 같아 보이지만, 이는 대대적인 '프로모션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한국토요타는 지난 4월 국내 진출 이후 처음으로 18개월 무이자 할부와 36개월 3.6%의 초저금리 할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만약 3490만원의 캠리를 18개월 무이자 할부로 구매하면 기존 연 9.9%를 적용받던 것에 비해 약 200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36개월 3.6%의 초저금리 할부 프로그램을 적용 받으면 약 250만원 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한국토요타는 기존 2년/4만km까지 제공하던 차량의 일부 소모성 부품 및 정기점검 서비스를 대폭 연장해 5년/10만km까지 서비스 혜택을 제공했다. 고객들이 캠리에 끌릴 수밖에 없는 조건들이다.

비록 한국토요타가 자체 파이낸셜 회사를 가지고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지만, 캠리의 현 가격을 봤을 때 200만원의 할인은 출혈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에 경쟁업체인 닛산은 5월 캠리의 경쟁에 맞서 뉴 알티마 2.5에 대해 24개월 무이자할부 프로모션을 내걸기도 했다.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도 등록세와 취득세 및 공채 등 차량 등록시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프로모션을 마련해 전월대비해서 15.8% 증가하는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포드의 토러스 역시 4월 판매가 급상승한 것이 수입 물량을 대량 확보했다는 점, 국산차에 질린 고객이 눈 돌리기에 매력적인 가격대 등을 꼽을 수 있지만, 이 역시 프로모션의 영향이 컸다.

포드는 지난 4월 토러스 계약 고객에게 아이폰 단말기 할부금을 전액 지원해 줬다. 금액으로 치면 약 40만원 수준이다. 이와 동시에 3년 또는 6만km 이내 소모성 부품과 무상서비스를 제공하는 소모성 부품 지원 프로모션도 함께 진행했다.

그 외에도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들은 판매 확대를 위해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기획해 실적을 올렸다고 평가된다.

수입차 업체들은 최근 국내에 진출한 신규 브랜드와 한 달이 멀다하고 쏟아지는 신차들 때문에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수입차의 전체 파이가 커진다는 점에서는 환영할 일이지만, 왠지 더욱 치열하게 경쟁하는 그들의 모습은 그리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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