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노무라, 리먼 출신자 '먹튀'에 당혹

입력 2010-04-2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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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증권그룹인 노무라홀딩스가 리먼브라더스 출신 직원들의 잇따른 이탈로 골치를 앓고 있다.

노무라홀딩스는 미국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결과 2009 회계 4분기(2010년 1~3월)에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 2008년 가을 파산한 리먼브러더스의 일부를 인수한 노무라의 경영진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약속한 보너스의 최종분을 받자마자 회사를 떠난 리먼 출신 인재들 때문이다.

28일 노무라의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블룸버그 통신이 애널리스트 7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노무라는 2009 회계 4분기에 195억엔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2160억엔의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되는 셈이다.

그러나 노무라의 실적 회복 속도는 미 금융기관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일 2010 회계 1분기(1~3월) 순익이 전년 동기보다 2배 가량 증가한 34억6000만달러라고 발표했다.

모건스탠리도 흑자 전환해 17억8000만달러의 이익을 냈고 씨티그룹도 순익이 2배 이상 늘어난 44억3000만달러를 기록해 일제히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

노무라가 리먼의 아시아와 유럽 부문을 인수할 당시 리먼의 미국 부문을 인수한 영국 바클레이스 역시 순조로운 항해를 하고 있다.

바클레이스의 투자은행 부문인 바클레이스캐피털은 미국에서 기업 인수합병(M&A) 자문을 통해 지난해 업계 4위를 차지해 2008년 8위에서 4계단 올랐다.

반면 노무라는 2008년 12위에서 2009년에는 상위 20위권에도 들지 못해 바클레이스와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런던 카스 비즈니스 스쿨에서 금융학을 강의하는 조르지오 쿠에스타 교수는 “투자은행의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며 “노무라가 리먼의 기업문화를 통합하는데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이것이 노무라가 투자은행 부문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사업으로 성공시키기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기업문화의 차이를 좁혀보고자 노력해온 와타나베 겐이치(渡部賢一)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의 눈물겨운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있다.

지난달 노무라가 리먼 출신 임원들에게 약속한 보너스의 최종부분을 지급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노무라의 시름은 깊어졌다.

보너스 지급을 시작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 리먼 출신자들이 잇따라 사직서를 던진 것이다.

아시아 부문에서의 유출이 이어지더니 이달 들어서는 투자은행 부문의 글로벌 부책임자를 맡고 있던 크리스찬 마이스너마저 노무라를 떠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달까지 노무라를 떠난 리먼 출신 고위직 인사는 12명에 달한다.

도쿄 소재 금융업 인재 알선업체인 이그제큐티브 서치 파트너스의 고미조 가쓰노부 대표이사는 “리먼은 미국 자본주의의 전형으로, 돈 버는 것을 제일로 치는 문화인 반면 노무라에게는 돈벌이가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일본 기업문화는 상하관계가 분명한 문화로 충성심과 신뢰관계를 우선시한다는 설명이다.

런던 소재 실바 리서치 네트워크 랄프 실바 애널리스트는 “보너스를 받으면 재빨리 배를 갈아 타는 리먼 출신 인재들의 행동에 노무라가 당황할 수도 있다”며 “노무라는 기업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에다 인재 확보 경쟁이라는 근본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노무라는 28일 2009 회계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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