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며느리도 모르는 버핏의 CEO 조종법

입력 2010-04-0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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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의 현인’으로 알려진 워렌 버핏. 버핏은 자신이 투자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따뜻하게 지켜봤다가 적절한 조언을 해주는 상담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투자의 귀재’인 그의 조언을 대박의 지름길로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급기야 그와의 한끼 식사에 100만달러(약 11억원) 이상을 선뜻 지불하는 사람도 있다. 그가 매년 주주들에게 보내는 주주서한은 투자 바이블로 자리매김하며 매년 가장 많이 읽히는 문서에 오를 정도다.

하지만 버핏은 어디까지나 투자가다. 그의 선심은 ‘수익제일주의’에서 우러나오는 일종의 전략일 수 밖에 없다. ‘산타클로스의 펀치’에 넉다운돼본 사람만이 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지난달, 버핏의 전기 ‘스노우볼:워런 버핏과 인생경영’의 저자인 앨리스 슈로더 전 애널리스트의 고백을 통해 아무도 몰랐던 버핏의 CEO 조종법에 대해 소개했다. 적절한 채찍과 당근으로 투자처 CEO를 어르고 달래 수익을 극대화하는 그만의 비법을 들여다 본다.

▲워런 버핏=블룸버그

◆때로는 거칠게 = 버핏은 투자처의 경영에 대해 웬만하면 참견하지 않는다. 그러나 투자한 기업이 그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자신의 투자를 지키기 위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버핏이 9.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미 식품대기업 크래프트푸즈가 좋은 예다. 버핏은 크래프트가 영국 캐드버리 인수를 위해 지난 1월 증자에 나서자 반기를 들었다.

그는 이례적으로 경제전문 방송 CNBC에 출연해 “큰 실수”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크래프트가 캐드버리를 적정가치보다 비싼 값에 인수할 것이 우려된다면서 인수액 중 현금 부분을 늘려 기존 주주가치를 해치지 않는다면 인정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버핏의 제안은 받아들여졌고 현재 크래프트와 캐드버리는 합병을 놓고 최종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때로는 부드럽게 = 다른 방식의 CEO 조종법도 있다. 신용 위기가 본격화한 2008년 3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의 주가가 자금난 여파로 급락하자 케네스 슈놀트 회장은 버핏에게 도움을 청했다. 아멕스 지분 13%를 갖고 있는 버크셔해서웨이도 당시 아멕스의 주가하락으로 8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케네스 슈놀트 회장이 주주배당금을 줄이겠다고 하자 버핏으로부터 “배당금을 줄여 회사의 평판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슈놀트 회장은 “버핏은 긴박한 상황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객관적이고 솔직하고 신념이 있었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이후 버크셔는 40억달러의 수익을 되찾았다.

◆필요하면 간도 쓸개도 = 버핏은 친분이 있는 CEO에게는 조언 이상의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미 최대 석고보드 업체인 USG의 윌리엄 풋 CEO와는 2006년 버크셔가 USG의 증자를 지원해 17%의 주식을 취득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2006년 이후 주택 시장 붕괴로 주택건축자재 수요가 감소하자 버핏은 두 팔을 걷어부치고 USG를 지원 사격했다.

USG가 발행하는 2018년 만기, 수익률 10%인 회사채 4억달러 가운데 3억달러를 떠맡기로 한 것이다. 버핏이 USG의 사채를 인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회사채 가격이 급등해 연간 수억달러의 적자를 냈던 USG는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치투자의 귀재' 버핏에게 지나치게 사적인 감정은 금물이다.

버핏의 오랜 친구인 웰스파고의 리처드 코바체비치 회장은 “그가 투자처 CEO에게 불만이 있을 때는 일부러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며 “그럴 때 버핏은 만나지 않고 빈말로 칭찬을 한다”고 말했다.

질레트와 크래프트, 나비스코의 CEO를 지내며 버핏과 오랫동안 친분을 쌓아온 제임스 킬트는 강조한다. “버핏의 행동결정 기준은 항상 사업상이다.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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