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래리 클레인 행장의 침묵

입력 2010-04-05 11:56 수정 2010-04-0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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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은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취소했다. 원래대로라면 4월1일 취임한 첫 돌을 기념해야 했다. 그에게 있어서 지난 1년간은 뜻깊은 시간이었을 게다.

클레인 행장은 첫 돌잔치에서 주당 7000원이었던 외환은행 주가를 1만3700원(4월5일 현재)까지 올린 공적을 발표해야 했다.

자신도 뿌듯했어야 할 첫 돌잔치를 소리소문없이 넘어간 이유는 무엇일까. 외우내환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일본 등 해외지점 관리 소홀로 기관경고를 당한 외환은행은 또 다시 수십억원대의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국내외적으로 성한 곳이 없다. 전년보다 13.9% 높인 실적과 절반 가까이 오른 주가를 자랑하기도 전에 횡령사고로 인한 기업가치 훼손으로 돌잔치는 '파장'될 수밖에 없었다.

취임부터 기업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해온 자신의 말이 '연이은 횡령사고'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이는 클레인 행장에게 있어서 불명예로 작용했고 그는 대노할 수밖에 없었다.

클레인 행장은 현재 자신의 불명예를 해소하기 위해 직접 직원들의 윤리교육에 나서겠다며 내부통제 관리를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그가 취임 첫 돌잔치를 취소해야 했던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외환은행의 매각'이다.

론스타는 최종목표인 '매각'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외환은행을 매각하겠다"고 선언한 론스타의 입장으로서는 최대한 높은 가격으로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격을 떨어뜨리는 '리스크 관리의 부재'라는 문제를 최우선적인 해결과제이다.

이 과제를 마치고 나면 클레인 행장은 최종목표인 '매각'에 맞는 입장을 취할 것이다.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공식적인 행사를 통해 외환은행을 홍보하고 나서야 했지만, 이제 최종목표를 위해서는 외부행사를 지금보다 더 줄여야 할까.

전문가들은 오히려 외환은행의 매각 성공을 위해 기업 가치를 더욱 알려야 한다고 말한다. 외환은행의 내우외환과 매각을 위한 움직임을 따로 봐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내부적으로 내우외환을 해결하고 외부적으로 매각 성공을 위해 "외환은행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는 것이 금융권 공통의 의견이다.

매각작업을 위해 조용히 있어야 한다는 것이 M&A의 룰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외우내환이 있는 외환은행이라면 "전혀 문제없다"는 것을 알려나가는 것이 클레인 행장의 마지막 해결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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