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해 2월 3일 서울의 한 극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주요 임원진과 함께 '아바타'를 3D로 본 후 "안경 없이 볼 수 있는 3D TV를 빨리 개발하자"고 독려했다.
돌아온 이건희 회장과 건재한 구본무 회장의 3D 안경 대결이 관심을 끌고 있다. 소비자가 편해야 한다는 데는 둘 다 같은 입장이지만 근본적으로 3D TV를 시청하는 데 안경이 꼭 있어야 하는 가에 대한 입장은 다르다.
이건희 회장이 3D TV엔 안경이 중요하다며 안경을 편하게 만들 것을 강조했다면 구본무 회장은 아예 안경 없이 볼 수 있는 3D TV을 개발하라고 주문했다.
이같은 이 회장과 구 회장의 발언은 이 후에 있은 양사의 3D TV 발표회에서 각 사업부문장의 발언으로 이어졌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삼성 3D LED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30년 동안 TV를 개발해온 사람 입장에서 풀HD로 안경 없이 3D 영상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은 앞으로도 나올 수 없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안경 없이 3D를 볼 수 있는 모니터는 지금도 나와 있다. 하지만 어느 특정 지점에 머리를 고정시켜 놓고 봐야만 3D 영상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풀HD 3D 영상을 무안경으로 보려면 해상도를 9배 늘려야하는데 그런 패널도 없고, 만약 패널이 있다해도 엄청나게 가격이 올라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로부터 한달 뒤인 25일 LG전자 풀 LED 3D TV 발표회에서 권희원 LG전자 LCD사업본부장(부사장)은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의 발언을 전면으로 반박했다.
권 부사장은 "무안경으로 가기 위해선 거쳐야할 기술적 문제가 많지만 결국 무안경으로 간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기술잡지에 보면 2020년 경 무안경 시대가 도래한다고 하지만 보통 그보다 반토막 정도 빨리 기술발전이 이뤄지는 걸 보면 2015년께 무안경 시대가 도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학계등과 함께 연구하며 홀로그램 기술을 접목 시킬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권 부사장은 "예전 모니터 사업부장을 할 때 55인치 LCD TV가 등장할 것으로 전혀 예상하지 못했듯이 기술 발전은 눈부시다"며 "고객이 불편한 게 있다면 고쳐지게 마련이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