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차세대 LCD 투자 '韓·日기업' 배제 가능성

입력 2010-03-08 14:28 수정 2010-03-0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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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기업 선정 가능성 ... LGDㆍ삼성전자 "경쟁력 변동없다"

중국내 차세대 LCD 라인 투자 기업으로 대만기업들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경쟁력 우위는 지속될 전망이다.

8일 국내 업계와 중국 언론에 따르면 한중일 3국의 기업들이 중국에 7~8세대급 대형 LCD생산법인 투자 승인을 신청해 놓은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배제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중국정부의 투자승인 결정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끝나는 15일 이후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 LCD 생산법인 투자승인을 신청해 놓은 기업은 한국의 삼성전자(7.5세대)와 LG디스플레이(8세대), 대만의 AUO(7.5세대)와 CMO(7.5세대), 일본의 샤프(8세대) 등 5개 기업이다.

앞서 중국정부가 자국 LCD제조사인 BOE IVO TCL 등 세 곳의 8세대급 LCD 공장 설립을 사실상 승인해 놓은 상태에서, 중국 언론에서는 한국과 대만, 일본 기업중 2곳 정도가 추가 승인 대상에 올라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중국과 대만 사이의 양안관계가 급속히 회복됨에 따라 자연스레 대만의 AUO와 CMO가 유력한 투자승인 대상기업이라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8세대 양산이 진행중인 LG디스플레이 파주LCD산업단지 전경

업계 한 임원은 "두 업체(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가 별로 쉽지 않아 보인다"며 "(한국기업을 끌어들인 이유가) 대만 정부를 압박하는 용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기에 중국정부가 한국 업체들을 환영하는 제스처를 취해 대만 업체들을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일찌감치 각각 중국 광동성 광저우에 8세대와 장쑤성 쑤저우에 7.5세대 LCD라인의 합작투자를 밝힌 반면, 대만의 CMO와 AOU는 올해 2월 들어서야 중국내 투자의사를 가시화했다. 결과적으로 한국 기업의 투자결정을 본 후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중국정부와의 사전 교감에 대한 의구심마저 나온다.

대만 기업들이 늦게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발걸음은 빨라지고 있다. 국내 LCD장비 업체 한 관계자는 "이달 들어 대만쪽에서 대형LCD 장비와 관련된 문의가 늘었다"면서 "중국투자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LCD라인 투자승인에서 기술논리 보다 정치논리가 들어가면 한국기업들이 설 자리는 좁아지게 될 수밖에 없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중국연구소 소장)은 "중국은 이번 전인대를 통해 제조업에 있어서도 첨단분야, 고부가치 분야의 진출 강화를 천명했다"고 밝혔다. 중국 제조사인 BOE, IVO, TCL의 8세대급 LCD투자 승인을 결정한 것도 이의 연장선상으로 받아 들여진다.

앞서 중국정부는 지난해 말 양안관계를 발전시킬 것을 공식화하면서 "상호간 정치적 신뢰를 구축하고 '구동존이(求同存異)'와 상생의 정신으로 어려운 쟁점은 뒤로 미루고 쉽고 공통적인 것을 먼저 추구하면서 각종 장애물을 제거해 나가야 한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투자승인 신청을 낸 지역에는 이미 경쟁자들이 포진하고 있어 이들 한국기업들이 승인허가를 받는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투자의사를 밝힌 장쑤성 쑤저우에는 AUO의 모듈단지가 있어 물류 비용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또 AUO 역시 삼성전자가 제안한 7.5세대로 가겠다는 것이어서 투자 내용이 정확히 겹친다.

LG디스플레이가 투자의사를 밝힌 광동성 광저우 지역에서는 중국 자국 기업인 TCL이 사실상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도 승인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배경이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의 중국내 투자 승인 허가가 나지 않더라도 세계 1, 2위의 경쟁력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교보증권 구자우 연구원은 "중국의 LCD패널 관세가 3~5%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감안하면 한국기업들의 원가경쟁력 유지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 품질 우위는 여타 경쟁업체들 한 걸음 앞서 있다. 여기에 대형 LCD패널을 생산해 본 적이 없는 중국 자국 기업들이 7~8세대 양산시 수율을 맞추지 못할 공산이 커 원가 경쟁력의 비교우위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구 연구원은 "중국에 LCD패널 공장을 짓겠다는 것은 결국 중국 내수 TV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이라며 "TV세트 업체들을 기준으로 하면 LCD패널의 관세 부담은 더 떨어진다"고 부연했다.

LG디스플레이 한 관계자도 "(중국정부의 승인 허가 나지 않을 경우) 물류 비용과 관세부담 정도가 있을 텐데, 경쟁력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맥스케파 활동의 결과 등으로 (여타 경쟁업체들에 비해) 이미 원가 경쟁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뱅크 박진한 수석연구원도 "한국업체들은 중국에 투자가 안 되는 만큼, 한국에 투자를 할 것"이라며 "중국에 못 간다면 중국정부의 의도대로 중국 공급 물량이 줄어 들 수는 있겠지만, 나머지 2개가 대만이 된다고 해도 이들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양산을 시작한다고 해도 이미 8세대 라인 4~5개를 갖고 있는 한국 업체들과 경쟁이 어렵다는 의미이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이르면 올 상반기 중 8세대 두번째 생산라인을 가동키로 한 가운데 내년 초를 목표로 추가라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총 2조 6000억원이 투자된 두번째 생산라인 증설에 이어 6개월 만에 또 다른 추가라인을 가동한다는 것으로 공격적인 행보라는 평가이다. 삼성전자 역시 8-2라인 페이스2 증설을 앞당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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