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2년 경제성적표 '절반의 성공'

입력 2010-02-25 08:33 수정 2010-02-2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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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수출은 '수'...양극화 ,투자·고용 '양'

집권 2년째인 이명박 정부의 경제 성적표는 치솟던 물가를 완화시키고 국내 산업을 활성화시켜 세계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그 여파를 최소화시켰다는 긍정적 평가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 심화, 투자 부진과 고용 악화 등을 유발시켰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 경제는 예상하지 못했던 세계 경제위기에 대응하고 극복해가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 정책도 세계경제 위기 여파를 최소화하는 데 맞춰졌다. 이 대통령이 내걸었던 '747 공약(7% 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강국 도약)'을 중심으로 한 한국 경제의 도약 계획은 물 건너간 대신 기업 활동을 위축을 막기 위한 각종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체감경기 악화를 막기 위해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라면 등 물가상승 '완만'…삼겹살·통신비 부담은 '급증'

이명박 정부 집권 초기인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치솟던 물가가 다소 안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쌀, 라면, 빵 등 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물가 상승세는 크게 완만해졌다. 반면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지친 몸을 풀어주던 삼겹살, 소주 등 서민들의 대표적인 술과 안주는 가격이 급등했다.

우선 연도별 소비자물가 등락을 보면 이명박 정부가 집권한 2008년 4.7%가 올랐던 물가지수는 작년 2.8%로 상승세가 완만해졌다. 소비자의 생활과 밀접한 생활물가지수도 2008년 5.4% 올랐으나 작년 2.1% 상승하는데 그쳐 상승세가 완만해졌다.

품목별로는 쌀이 2008년 5.2% 상승했으나 작년엔 0.3% 올랐다. 라면은 14.1%에서 2.6%로 상승세가 큰 폭으로 완만해졌으며 국수는 42.6%에서 1.6%, 빵은 14.3%에서 5.6%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2년차에 들어서면서 물가상승이 다소 완만해졌다"면서 "다만 체감지수는 소비자마다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삼겹살, 소주 등은 물가가 올랐다.

전반적인 물가 상승세가 완만해진 가운데서도 맥주는 2008년 2.1%에서 작년 3.5%, 소주는 2.1%에서 6.9%로 각각 물가 상승세가 더욱 커졌다. 삼겹살류도 2008년 6.6%에서 작년 8.5%로 상승폭이 컸다.

또한 아이폰 보급 등으로 일상생활화가 된 국내 통신비도 세계에서 최고로 비싼 것으로 밝혀져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7월 말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이동통신요금 국제비교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가 가입자 1인당 월평균 통화시간이 180분 이상인 15개국 중에서 요금이 최고로 비싼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소비자원은 나아가 15개국의 가입자당 월평균 음성통화 요금이 2004년 32.80달러에서 2008년 28.84달러로 줄어드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오히려 43.32달러에서 45.60달러로 늘어났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가 이동통신요금 20% 인하, 서민생활비 30% 인하를 내걸었지만 지금껏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활동 중심 정책…무역흑자 달성

비상시국을 맞은 이명박 정부는 수출주도형 국가인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위기의 여파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했다.

대표적인 것이 작년 28조원을 쏟아낸 '슈퍼 추경'을 기반으로 각종 사회 기반 확충을 꾀하고 기업 활동 위축을 막은 것이다. 실제로 지식경제부는 자동차 취등록세 감면 조치를 시행해 미국의 자동차 업계가 연이어 쓰러지는 상황에서도 국내 자동차 업계가 버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 같은 단기에 성과를 극대화싴킬 수 있는 R&D 사업에 나서 기업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전기자동차, 2차전지,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미래성장동력도 제시했다.

특히 기존IT산업의 강점을 살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IT융합 전략도 수립했다. IT융합은 기존 자동차, 조선, 섬유, 건설, 의료 등 성장이 정체된 산업에 IT를 결합시켜 글로벌 경쟁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산업구조로 바꾸는 것이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글로벌 무역이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무려 400억 달러가 넘는 무역흑자를 달성했다. 또 사상 처음으로 세계 수출순위가 전년보다 세 계단 오르면서 9위를 기록, 10위권에 진입했다. 세계 시장점유율도 3%대로 올라서면서 경기침체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선전했다는 평가다.

◆투자·고용 악화, 풀어야할 숙제

하지만 위기 상황이라는 특수성 속에서 모든 정책의 초점이 단기적 성과에 집중돼 국가 미래비전에는 적지 않은 한계를 노출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특히 대기업 중심의 수출정책으로 대기업-중소기업간 수출역량 양극화 심화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이는 수출비중을 비교해 봐도 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자체 인프라 부족에 따른 수출여건 악화로 인해 수출비중이 30% 초반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 수출비중은 2000년 36.9%에서 2008년 30.9%로 떨어졌으며 작년 1~9월까진 소폭 상승한 32.4%에 그쳐 사실상 제자리걸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 경제 성장잠재력의 근간인 투자와 고용 악화뿐만 아니라 빈부 격차가 심화된 점도 풀어야할 과제다.

경제 성장잠재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투자의 경우 이명박정부 2년간 설비투자 증가율은 -10.9%로 참여정부 2.3%, 국민의정부 -3.1%보다 낮다. 고용률도 참여정부 2년차에 59.8%였던 것이 이명박정부 2년차는 58.6%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에 발표된 고용동향에서는 실업자가 121만6000명으로 10년 만에 실업자 120만 시대가 현실화됐다.

특히 빈부격차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및 농가를 제외한 전국 지니계수(0과 1 사이의 값을 가지며 1에 가까울수록 소등불평등 심화)는 2007년 0.329에서 이명박정부 출범인 지난 2008년 0.331로 더 악화되며 1990년 통계작성 이래 최악이다. 조만간 2009년 확정치가 발표될 예정이지만 지난해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유경준 KDI 연구위원은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진 경향이 있다"면서 "중산층 상당수가 빈곤층으로 추락한 반면 부유층의 소득은 오히려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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