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아름다운 고성능, 현대 쏘나타 F24 GDi

입력 2010-01-28 09:16 수정 2010-01-2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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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리터 직분사 엔진 얹어 최고출력 201마력

YF쏘나타를 볼 때마다 드는 감정은 어디든 뜯어고쳐야 한다면 분명 머리를 쥐어짜는 고민이 뒤따를 것이라는 걱정이다. 이제 시장에 나온지 6개월이 안 된 새 차의 마이너 체인지를 논하는게 아니다. 한 세대 앞선 디자인은 그의 걸맞는 성능과 감성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미다.

1월 27일, 제주도에서 YF쏘나타의 꼭짓점 F24 GDi 테스트 드라이브가 치러졌다. 화끈하게 뜯어고친 디자인에 걸맞는 새 엔진이 마침내 올라간 것. 직분사 엔진은 고성능의 시작이다. 터보와 수퍼차저를 비롯해 다양한 과급기를 얹을 수 있는 기본을 갖춘 셈이다.

직분사 엔진의 구성은 단순하지만 이뤄내기 버거운 작업이다. 엔진은 흡기와 배기를 기본으로 그 사이에 실린더가 자리한다. 흡입기로 빨려 들어가는 공기가 실린더 위에서 폭발해 남은 배기가 빠져 나온다.

흡입공기가 빨려 들어갈 때 이 공기에 연료를 분사해 혼합기를 만든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엔진의 구조다.

직분사 엔진은 흡입공기에 연료를 분사하지 않는다. 실린더 벽에 직접 고압연료분사기를 꽂아 넣는다. 필요한 만큼 연료를 분사할 수 있고, 파워가 부족할 때는 더 많이, 그렇지 않을 때에는 적은량을 분사한다.

장점은 여러 가지다. 효율적인 연소 효율과 냉각효과 덕에 연비가 좋아지고 출력이 30% 솟아 오른다. GDi(Gasoline Direct injection)이란 모델명도 충직하게 직분사임을 강조한다.

제주도 시승회는 2가지로 구성했다.

먼저 정해진 범용 트랙에서 약 500m의 구간을 슬라럼과 오메가 턴을 돌아나오며 핸들링과 안정감 등을 체험하는 순서였다. 테스트에는 맞상대로 떠오른 토요타 캠리가 등장해 쏘나타의 평가기준으로 등장했다.

쏟아지는 비 탓에 제대로된 성능을 체험하기 버거웠다. 다만 F24 GDi에 처음 쓰인 18인치 휠, 타이어가 한결 안정감있는 핸들링을 빚어냈다는 사실은 뼈저리게 체험했다.

턴과 턴을 반복할 때마다 탄탄하게 노면을 붙잡아내는 접지력은 밑그림이 된 Y20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한계점에 다다를 때 좀더 여유가 있고 핸들링의 초기 답력이 정확했다.

스포츠 패키지에 들어가는 옵션은 스티어링 휠 뒤쪽에 달린 레버로 변속할 수 있는 패들 시프트와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 그리고 새 디자인으로 짜 넣은 18인치 휠 등이다.

코스가 익숙해지고 핸들링에 자신감이 생기면서 조금씩 과감하게 차를 던져넣기 시작한다. 쏘나타 F24 GDi는 가속페달의 순간 응답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스티어링 휠에 전달되는 노면 충격이 조금 거센 편인데 이것은 18인치로 키운 휠 사이즈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쏘나타의 디자인은 좋았다가 싫었다가를 반복한다. 금방 질리지 않을 디자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보는 각도에 따라 3차원이 주는 묘미는 끝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전 세대보다 커다란 변화를 몰고온 만큼 그것을 받아들이는데에는 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1차 테스트를 마치고 곧장 2차 로드 테스트에 뛰어 들었다. 묵직하게 열리는 도어는 북미시장을 겨냥한 패밀리 세단일지라도 궁극적인 경쟁상대는 유럽차임을 방증한다.

감성품질을 위한 노력이 내장재 곳곳에 묻어난다. 패널과 패널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작은 틈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가죽 내장재는 물론 플라스틱 재질 하나하나가 손끝에 와 닿는 촉감까지 염두에 두고 개발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미 지난해 등장한 차의 인테리어는 이제 눈에 익숙해지는 일만 남았다. 센터페시아의 모니터를 시작으로 시프트레버가 자리한 기어박스까지 처음보지만 분명 낯익은 터치다. 인피니티와 볼보, 토요타를 뒤섞어 놓은 듯한 실루엣은 이제 우리 차도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섰음을 짐작케 한다.

10여대의 쏘나타 F24 GDi가 2차선 도로에 들어서 부지런히 물보라를 뿜어대며 튀어 나간다. 역시 최고출력 36마력의 차이는 초반부터 화끈하게 드러난다. 추월가속과 고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추진력이 꽤 육중하다.

가속페달의 초기 응답력이 빨라진 만큼 이 힘을 고속으로 이어가는 모습도 한결 부드러워졌고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2차선 국도에서 앞차를 추월하는게 그리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는다. 제주도에 몰아치는 비바람은 차 옆을 내리치고 있으나 잘 걸러낸 풍절음은 듣기 싫을 만큼은 아니다. 와이퍼가 미친듯이 앞유리를 휘젓고 있지만 차 안은 한없이 조용하고 아늑하다.

빗길 탓이었을까. 왠만해선 노면을 놔주지 않으면서도 코너의 정점에서 바깥으로 튀어 나가려는 언더스티어 성격이 드러난다. 이때 가속페달에서 발을 슬쩍 떼는 것만으로 차는 곧장 코너 안쪽으로 파고 든다.

분명 언더스티어가 존재하되 가속페달로 이를 쉽게 조절할 수 있어 짧고 날카로운 코너도 과감하게 집어삼킬 수 있다. 이 동작을 반복하다보면 네 바퀴가 모두 노면을 강하게 짓누르고 있다는 필링이 강하다. 새로 더해진 18인치 휠 타이어의 덕이 크다.

스티어링 휠의 복원력도 늘어난 토크를 받아주기에 충분하다. 시원스런 가속력과 맞물린 이런 안정감은 때때로 피로감으로 엄습한다. 예민한 핸들링을 다독이느라 신경이 곤두설 때가 많다. 넘치는 힘과 정교한 핸들링을 지녔으나 이 감각을 오랫동안 붙잡고 달릴 때면 안락한 크루징이 슬며시 부러워지곤 한다.

YF쏘나타의 가격 2992만 원을 두고 논쟁이 많다. 패밀리 세단으로서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된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거꾸로 생각해보자. 기아 K7에 편의장비를 몽땅 갖추고 이름을 '로체'라고 지었다면 수많은 비난이 쏟아졌을 것이다.

이전 쏘나타와 전혀 다른 새 차를 만들어 편의장비를 가득 담은 현대차는 그 만큼의 적정선을 찾았다. 다만 쏘나타라는 굴레가 만들어낸 숙명은 지금도 마찬가지겠으나 앞으로도 풀어야할 숙제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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