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띠 샐러리맨의 새해 포부] LG디스플레이 OLED마케팅 1팀 하태웅 과장

입력 2009-12-2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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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룰 것”

2년 전 하태웅 과장(36. LG디스플레이 OLED마케팅 1팀)은 아내가 내민 한 장의 그림에서 받았던 충격을 잊지 못한다. 첫째 딸인 수민(7)이가 유치원에서 그린 가족그림이었는데, 화사한 차림의 엄마 옆에 자기와 동생 승우(5)가 눈에 띄는 반면 아빠는 바로 옆에 조그맣게 그려져 있었다.“아빠의 존재가 아이한테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아내의 설명이 가슴을 때렸다.

▲LG디스플레이 OLED마케팅 1팀 하태웅 과장

하 과장은 “아이들에게 소홀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경인년 새해 목표를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잡았다. 당시까지만 해도 하 과장은 한 달에 22일을 출근하면 그 중 15일은 택시타고 새벽 1시에 집에 들어갔다. 우선은 집이 LG트윈타워가 있는 여의도에서 꽤 떨어진 남양주에 있기 때문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일에 대한 욕심 때문이다.

하 과장의 일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마케팅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고객들에게 시장과 기술을 설명해 주고,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기획하는 일이다. 고객발굴부터 제품기획, 프로모션까지 OLED의 시장을 만드는 거의 모든 일을 포함한다고 보면 된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2000년도에 외국계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OLED를 처음 접했고, 그것이 인연이 돼 2004년 LG전자로 옮겼다. LG가 그룹차원에서 중복사업을 일원화하면서 OLED사업을 LG디스플레이에서 전담하게 됐고, 그도 자연스럽게 2007년도 12월 LG디스플레이에 합류했다.

“디스플레이의 현재가 LCD라면 OLED는 미래”라고 말하는 하 과장은 “내년이 OLED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내년이 중요한 것이 엄청난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고객들이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라며 “그 업체들이 OLED를 사용하겠다고 (결정)하면 회사도 (OLED) 조직을 더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OLED부서도 많은 매출을 올리면서 회사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현재 OLED는 회사 입장에서 보면 현금을 만들기보다는 쓰는 쪽이다. 하 과장은 “회사의 미래 산업을 끌고 간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고, 일에 회의가 든 적이 없다”고 했는데, 내년에 그 자부심이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일과 가정의 균형 잡기’라는 새해 목표를 실현하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요즈음 대체로 11시에는 퇴근해 집에 오고, 주말에는 아이들에게 모든 시간을 쓰고 있다고 하지만, 내년에 OLED시장이 빠르게 커진다면 하 과장이 몸담고 있는 LG디스플레이 OLED1팀은 더 바빠질 수밖에 없을 터이다.

하 과장은 “호랑이 이미지 자체가 강해 보여서 아이들은 아빠가 호랑이 띠라는 것을 좋아한다”며 “업무적으로 열심히 달려왔고, 내년을 기점으로 더 좋아질 수 있도록 호랑이처럼 용감하게 헤쳐가야 한다”고 말했다.

어쩌면 호랑이에게서 답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산중의 왕인 호랑이는 사슴을 잡을 때나 토끼를 잡을 때나 차이를 두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단 사슴과 토끼를 한꺼번에 잡지 않는다. 당면한 그때그때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호랑이의 사냥법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꾀하려는’ 하 과장에게 해법이 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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