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시장, M&A 태풍에 판도 변화 예고

입력 2009-12-1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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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AK면세점, 신라→파라다이스면세점 인수 추진... 성사시 압도적 1, 2위

최근 면세점업계 1, 2위 업체인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각각 업계 3, 5위인 AK면세점 및 파라다이스면세점인수에 나서면서 면세점업계의 판도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 면세점은 지난 8일 애경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AK면세점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매각대금은 2500억원에서 3000억원 선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은 종합레저기업인 파라다이스가 대구공함 및 부산에서 운영중인 파라다이스 면세점과 막바지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동시에 M&A에 성공할 경우 두업체는 각각 면세점업계의 절대 1, 2위 자리를 확고히 하면서 군소 업체와의 격차를 크게 벌려 양강체제를 확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두 업체가 모두 M&A에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아직 없다. 롯데는 독과점 문제가, 신라는 파라다이스 인수시 고용승계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롯데·신라 2강 구도 굳히기 = 롯데가 AK면세점 인수에 성공할 경우 당분간은 부동의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현재 인천공항, 김해공항, 제주공항 등 공항 3곳과 서울 롯데호텔 본점, 롯데월드점, 부산점, 제주점 등 4곳의 시내면세점, 인터넷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조1149억원으로 시장점유율이 48%에 달한다.

코엑스점, 인천공항점, 김포공항점 등 오프라인 3곳과 인터넷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AK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32000억원으로 9.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가 AK면세점을 인수할 경우 시장점유율이 당장 58%까지 늘어 2위인 신라면세점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게 된다.

더욱이 면세점 중 가장 매출 규모가 큰 인천공항에서 주류와 담배 사업권만을 갖고 있어 가장 큰 면세품목인 화장품과 향수의 사업권을 갖고 있는 AK면세점을 인수할 경우 사업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호텔신라의 파라다이스 면세점 인수여부도 관심사다. 호텔신라는 지난 7월 매물로 나온 파라다이스그룹의 대구공항점과 부산점을 인수하기 위해 최근 MOU를 체결했다. 매각대금은 약 900억원에서 1000억원대 정도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파라다이스 면세점은 시장점유율 5%를 기록했다. 신라가 인수할 경우 신라면세점의 시장점유율은 27%에 달한다.

AK면세점이 롯데에 넘어갈 경우 3위 사업자인 한국관광공사(점유율 6.8%)와 점유율 격차를 20%포인트이상 벌릴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신라가 파라다이스의 대구공항점과 부산점을 인수할 경우 인천공항과 서울, 제주에 국한돼 있는 사업영역을 영남지역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물론, 지방에서 롯데와 경쟁구도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시내면세점 신규개설 조건이 완화돼 서울은 물론 지방 면세점이 신규로 개설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기 때문에 이번 M&A의 성공여부는 면세점 분야에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두 호텔업체의 자존심 싸움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M&A 성사 여부 아직은 미지수 = 하지만 롯데든 신라든 이번 M&A를 성사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우선 롯데의 경우 AK면세점 인수를 위해서는 공정위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결합후 1위로서 점유율 50% 또는 3위이하 사업자 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이고 2위 사업자와 점유율 차이가 25% 이상인지를 검토해 시장 지배사업자인지를 판단하고 그 결과에 따라 M&A 승인여부를 결정한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시내와 출국장(공항) 면세점의 합산 매출을 기준으로 롯데는 48%의 시장점유율로 1위 사업자다.

이어 호텔신라가 22.1%로 2위, AK가 9.6%로 3위이며 한국관광공사(6.8%), 파라다이스(5.0%), 동화(4.6%), 워커힐(3.1%), DFS(0.8%) 순이다.

롯데가 AK면세점을 인수할 경우 점유율이 58%대에 이르게 된다. 2위 사업자인 신라가 파라다이스를 인수하더라도 점유율이 27%에 불과해 롯데와는 30% 정도 차이가 나게 된다.

더욱이 롯데는 AK면세점 인수 추진 이전에 이미 파라다이스 인수를 위해 공정위에 사전심사를 요청했다 독과점 발생으로 인한 경쟁제한 행위 가능성 등을 이유로 불허당한 적이 있다.

신라의 경우는 독과점과 관련된 혐의는 없지만 파라다이스 인수 후 고용승계와 관련해 각종 루머로 인해 M&A 막바지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다이스 면세점 관계자는 "신라가 인수시 전체 직원의 70%만 고용승계한다는 소문이 있어 직원들의 불만이 많다"며 "신라로의 매각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분위기지만 M&A가 성사되더라도 기존 직원들의 불안과 불만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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