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농협보험 설립 특례 조항이 전면 삭제되면서 농협보험은 공제사업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농협중앙회가 신·경분리 작업 과정 중 공제사업을 농협보험으로 세우고 방카슈랑스 룰 적용 예외 등 보험업법 특례를 부여한 정부안에 대해 보험업계가 잇따라 반대한데 따른 것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3일 열린 차관회의에서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 10월 27일 입법예고한 농협법 개정안에 대한 농협보험 설립에 대한 특혜 조항을 모두 삭제하고 농업협동조합법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의 은행사업 부문은 농협은행으로 분리해 NH금융지주 산하에 두지만 기존 농협중앙회 공제사업은 분리되지 않고 NH금융지주가 아닌 NH경제지주에 그대로 남게 된다.
당초 농림부는 입법예고에서 2011년까지 농협의 신용·공제 사업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NH금융지주회사를 세우고 기존 농협중앙회가 해 온 은행사업과 공제사업을 농협은행과 농협보험으로 각각 분리해 자회사로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농협보험의 경우 보험업법 예외를 줘 설립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고 4000여개 농협 단위조합이 보험대리점 영업을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 여기에 특정 보험사의 상품판매 비중 25% 제한 등 방카슈랑스 규정을 향후 10년간 적용받지 않도록 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농협에 대한 강력한 특혜로, 공정경쟁 기반을 무너뜨리고 수십만 보험영업 가족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며 비난했다.
실제로 손해보험사 사장단들은 농림부 장관을 찾아가 농협보험 설립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여기에 9개 외국계 보험사들이 속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와 주한유럽상공회의소 등도 최근 농협보험에 특례를 줄 경우 한·미 FTA와 한·EU FTA 비준과 발효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정부에 전달한 것도 주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암참은 농협보험에 적용되는 특례 조항이 2007년 합의된 협정문에 있는 '협동조합이 제공하는 보험 서비스에 대해 민간 공급자에 우선하는 경쟁상의 혜택 제공을 금지한다'는 조항에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대내외적으로 압박이 가해지면서 농림식품부는 당초 안을 수정해 특혜조항을 삭제키로 하는 한편 기존 상품은 보험업법 규제에서 제외하나 신규 상품에 대해서는 민영보험사와 동일하게 규제를 받는 등의 방안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오는 8일 차관회의를 통과한 농협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