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품소재산업 대책 내놓은 이유는?

입력 2009-11-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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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의존도 낮추고 핵심 소재산업 자립도 확보

정부가 지난 16일 부품소재 종합대책을 발표한 것은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이 부문의 만성적인 대일(對日) 의존도를 낮추고 핵심 소재에 대한 자립도를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자, 조선, 자동차, 2차전지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한국의 제품생산 기술력은 우수한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그 밑바탕인 부품소재 기술의 취약성은 여전하다는 위기감에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업의 대표적인 취약점으로 꼽히는 부품소재 산업은 이미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45.3%(2007년 기준)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또 이 분야의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2001년 27억 달러에서 계속 늘어 전체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에도 흑자폭이 348억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흑자기조는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범용 석유화학제품 등 몇몇 품목에 편중된 측면이 강했다.

특히 부품소재 분야의 전체 무역흑자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의 대일 무역적자는 2001년 105억 달러에서 지난해 209억 달러로 오히려 두 배로 불어난 실정이다.이번 대책안에 따르면 정부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핵심 부품소재의 자립화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한·중·일 간 산업 분업구조와 제한된 시장 때문에 기술 개발이 가능해도 사업화가 어려운 부분이 있는 만큼 무역수지에 영향이 큰 부분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우선 지경부는 내년 1월까지 부품과 소재 가운데 각 10개씩, 모두 20개 품목을 선정해 부품소재기업과 수요기업이 함께 연구·개발(R&D)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경부는 과제당 지원규모를 현행 15억원에서 30억원으로 확대해 모두 2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아울러 중소·중견기업의 최대 애로사항인 인력문제도 세가지 해결책이 마련됐다.

화학, 재료, 금속 등 소재관련 학과를 중심으로 내년 4~5개 대학에서 100여 명의 학생을 뽑아 교육비와 생활비를 전액 지원한 뒤 이들의 경력을 정부가 관리해나가는 시스템이 그중 하나다.

이와 함께 생산기술연구원 등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채용한 인력을 정부가 70%의 인건비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3년 이상 기간에 걸쳐 부품소재 R&D기업에 파견하는 제도와 일본 퇴직 기술인력을 비롯한 해외 고급 해외인력 스카우트를 정부가 돕는 방식으로 곧바로 현장 투입이 가능한 전문인력을 공급하는 제도도 마련됐다.

아울러 세분화된 마케팅 전략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거산재팬,대우재팬 등 한일 양국 시장 특성을 두루 이해하는 대일수출 전문상사를 적극 활용해 수출업무를 대행하고 부품소재 전문전시회를 정기 개최해 전시현장에서 국내 부품소재기업이 일본기업과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더 중점을 둔 것은 부품보다는 소재분야다.핵심 소재산업에서 일본 등 선진국과의 격차가 4~7년에 달하고, 우리의 기술 수준은 6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소재산업 기술력은 30%에 불과하다.

실제로 최근 지경부가 발표한 '리튬2차전지산업 경쟁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을 100으로 기준했을 때 국내 LG화학,삼성SDI, SK에너지 등의 제조기술은 일본과 대응한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부품소재와 원천기술에서는 한국은 50, 30으로 크게 미흡했다. 사실상 자원부족과 함께 부품소재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형편인 것이다.

IT 등 주력 수출품목용 핵심소재를 일본에 의존해 대일 무역적자의 44%가 소재에서 발생한다는 점은 우리 산업의 아킬레스건이다.

LCD 편광판용 TAC필름을 100% 일본에 의존하는 것은 비롯해 포토레지스트(감광성 플라스틱)과 반도체 기판용 PI필름도 90% 이상을 일본에 의존하는 품목이다.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부터 2018년까지 모두 1조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 사업은 단순히 자급과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대체품을 개발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표적인 고기능성 소재인 고어텍스처럼 한국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가진 핵심소재품목 10가지를 개발한다는 게 골자다.

또 10대 소재별로 소재기업, 수요기업, 학계,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기업형 사업단'을 구성해 기술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일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경부는 오는 2012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진출 가능한 소재의 원천 물질특허를 확보하고 R&D 프로젝트를 구체화 한후 2015년까지 기업 주관하에 응용 핵심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어 2018년가지 수요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초기 사업화를 추진한다는 것.

이미 티타늄 소재, 나노글라스, 고분자 전해질 소재 등의 품목이 개발과제로 선정됐고, 나머지도 조만간 선정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개발된 소재의 신뢰성 검증을 위해 소재 테스트-배드를 금속·화학·세라믹 등 3대 소재 허브기관에 각각 구축해 신소재의 사업화를 촉진해 나갈 계획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사업단장에게 프로젝트 기획 등 R&D에 대한 전권을 부여하고 개방형 기술혁신시스템을 도입해 전 세계 R&D자원 및 아이디어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라며 "성과가 없으면 중도에 과제를 중단시키고 필요하면 복수 사업단을 선정해 경쟁시키는 방식으로 성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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