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연말 인사 태풍 불까?

입력 2009-11-09 11:16 수정 2009-11-0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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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논공행상' 작업 착수...'3세들' 부상 여부 관심 집중

주요 대기업의 정기 임원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인사의 폭과 내용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 LG 등 주요 그룹들이 비상경영체제를 해제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해외시장 공략과 각 사업부문 강화를 위해 계열사 및 사업부 통폐합 등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금호아시아나, 한진 등 재무구조 악화로 채권단의 압박을 받고 있는 곳은 비주력 계열사 및 사업부문 매각을 추진이어서 이 과정에서 경영진 퇴출 등 대대적인 인사 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대다수 기업들이 이미 정기 연말인사에 대비한 '논공행상'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 LG, 현대차 등 주요 그룹들은 경제위기가 일단락됐다는 판단아래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계열사·사업부 통폐합 및 매각 등을 추진하면서 전례없는 대규모 경영진 인사가 예고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정기인사를 가장 먼저 해온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우 예년에는 11월1일자로 인사를 했지만 올해는 시기가 다소 늦춰져 내달 초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말 '형제의 난'으로 오너인 박삼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박찬법 회장이 취임한 후 첫 인사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쇄신 차원에서 사장단을 대폭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비리 혐의로 물의를 빚은 대한통운 사장 교체가 이뤄질 전망이어서 연쇄적인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호석화 역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박삼구 명예회장과 박찬구 전 회장간 형제의 난을 촉발한 곳이라는 점에서 인사 폭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호가(家) 3세에 대한 승진 여부도 최대 관심거리다. 박삼구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그룹경영전략본부 상무가 그룹 본사에 남아 있을지 아니면 주력 계열사로 자리를 옮길지, 지난 8월 아시아나항공에서 그룹 전략경영본부로 자리를 옮긴 박철완 부장의 임원 승진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아울러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한 한진그룹의 경우 사업부 개편은 물론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올해도 작년과 같은 시기에 소폭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올해 인사 역시 경기가 예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신종플루 영향이 계속되고 있어 대처 차원에서 '안정적'인 인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은 예년에 비해 한달 정도 앞당겨 12월 초 사장단 인사, 12월 중순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전자 등의 사업구조 개편도 예정돼 이에 따른 자리이동도 예상된다.

특히 삼성 재판 마무리로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법적인 부담이 사라진 만큼 이건희 전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설 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이 전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신라호텔·에버랜드 전무와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의 동반 승진 여부도 주목 대상이다.

시장 일각에선 이재용 전무가 승진과 함께 전자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기거나 삼성전자에서 주요 직책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전무는 삼성 특검 결과가 발표된 지난해 4월 이후 최고고객책임자(CCO) 보직을 내놓고 국내외 사업장을 돌면서 `백의종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삼성은 올해 초 CEO급 정기인사에서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12명 등 총 25명이나 자리를 움직여 이번 인사에서는 이동 폭이 작을 것이라는 전망과 이재용 전무의 승진과 맞물려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CEO 전원을 유임시킨 LG그룹도 다음달 중순 예정된 정기인사에서 최고경영진 가운데 상당수가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그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LG텔레콤과 LG데이콤, LG파워콤 등 LG 통신 3사의 합병을 앞두고 있어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현재 신설 통신 통합법인의 초대 대표이사로는 이상철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내정됐다. 이 전 장관이 부회장직을 맡을 가능성이 커, 통신 3사의 현 CEO들은 다른 계열사로 자리를 옮기거나 각 부문장을 맡게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 등 주요 계열사의 CEO들이 대부분 3년 이상 임기를 채웠거나 3년을 앞두고 있어 통신 계열사 합병과 맞물려 인사 폭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정의선 부회장이 지난 8월 승진하면서 현대차로 이동한데다 지난해 9월 김동진 부회장의 모비스 이동을 시작으로 '현대차 1세대' 임원진이 대거 그룹을 떠나거나 계열사로 옮겼기 때문에 인사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사는 낮은 상태다.

다만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로 임원 승진 인사 폭을 줄였던 점에 비춰볼 때 올해 정기 인사에서는 승진 규모가 다소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그룹 일각에서는 올해 현대·기아차그룹의 인사가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제품 경쟁력을 배양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매년 '돌발성 인사'를 단행됐던 전례에 비춰 정기 인사와는 별도로 예상 밖의 인사내용이 발표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SK그룹은 올해도 예년처럼 12월 하순경 정기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에 '최태원 회장 체제 출범 이후 제2기 CEO 인사'로 불릴 만큼 SK에너지, SK텔레콤 등 5개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교체했기 때문에 올해는 소폭 인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SK그룹이 신용카드 사업 진출, 중국사업 재편, 정보기술(IT) 사업 혁신 등 현안을 추진하기 때문에 지주회사 및 각 계열사에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인사가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통상 연말과 연초에 임원 인사를 한다. 이달 말 통합, 새 출발하는 한화리조트·한화개발(서울프라자호텔)·한화63시티 서비스 부문 통합법인의 대표이사 자리를 누가 맡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연말에는 한화손해보험과 제일화재도 합병돼 대표이사가 새로 선임된다.따라서 이 인사에 맞춰 통상 12월에서 2월 사이에 하던 임원인사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예년처럼 내년 2월 정기 임원인사를 한다. 올해 초 경제위기에 대응하고 신규 사업 비중을 높이면서 젊은 층을 대거 발탁한 기조가 이어질지가 롯데그룹 인사의 관전 포인트다.

GS그룹은 12월 하순께 인사내용을 발표하고 내년 1월1일자로 임원을 발령하기 위해 지주회사와 각 계열사가 인사방향을 구상하고 있다.

STX그룹은 주요 계열사의 CEO들이 대부분 올해나 지난해 선임됐고 올해 초 사업 조직개편도 실시했기 때문에 12월 인사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선·해운경기 침체로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에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한편 매년 주총을 앞두고 2월께 인사를 하는 포스코의 경우 올해 새 등기임원을 선임하면서 '책임경영'을 명분으로 이동희 사장 등 신임 사내이사의 임기를 1년으로 정했기 때문에 업적 평가 결과에 따라 인사 폭이 좌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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